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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성적표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1분기에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LG전자는 물류비 부담 해소 등의 영향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7~8일쯤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7조1177억원, 영업이익 5조1565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21.94%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S부문은 1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2조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나 시스템LSI,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매출 감소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비 HBM 판매 수량이 75% 이상 감소해 D램 혼합평균판매단가 하락폭이 클 것으로 추정한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2024년 4분기와 유사한 2조 중반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친 뒤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업체들의 단가 인상 통보와 낸드 공급 제한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을 감안한다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이에 더해 하반기 HBM3E 납품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2조558억원, 영업이익 1조2525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55%늘고 영업이익은 6.21% 줄어든 것이지만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LG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LG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1조4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LG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해상 물류비가 해소되며 LG전자 실적이 개선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최근 1356까지 내리며 지난해 7월 3733.8원 대비 175% 가량 급감했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과 구독 사업 등 LG전자가 미래먹거리로 삼은 분야에서도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 테네시 공장 증축과 생산라인 재배치 작업을 통해 관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이에 따라 1분기 이후에도 LG전자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4월부터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돼도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오븐 등을 테네시 공장에서 이전 생산이 가능해져 관세 우려가 완화됐다"며 "지난해 4000억원 이상 증가된 물류비는 선박의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2배 상회함에 따라 선박 공급과잉 영향으로 올해 물류비는 전년대비 6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4조10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