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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이 후퇴한 가운데 대주주인 금융지주에 역대급 배당 보따리를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배당금은 중간배당금 1500억원, 결산배당금 1300억원 등 총 28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간배당금은 2023년 결산배당금에 해당하는 것이다.
KB라이프생명은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으로 2023년 1월 출범했다.
2024년 신한라이프의 배당금은 총 52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9.6% 증가했다. 지난해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에 중간배당(1500억원)과 결산배당(3783억원)을 진행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의 배당성향은 각각 93.4%, 99%였다.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는 각각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계열사다. 양사의 배당금은 규모와 관계없이 전액 본사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이번 배당은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데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말 KB라이프생명의 K-ICS비율은 272.3%로 같은해 3분기말(265.3%)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는 231%에서 206.8%로 24.2%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결산배당 전 KB라이프생명의 K-ICS비율은 271.2%, 신한라이프는 215%였지만 결산배당 후 KB라이프생명은 5.9%포인트, 신한라이프는 8.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말부터 12월말까지 3개월 동안 월 기준 하락폭 중 가장 큰 것이다.
K-ICS는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최소 기준을 100%로 규제하며 권고치는 150%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각각 당기순이익 5284억원, 269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금융당국의 IFRS17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CSM(보험계약마진)이 줄어들면서 K-ICS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해 주요 실적지표인 CSM을 부풀렸다고 보고 이를 보수적으로 가정하도록 했다. 해지율 보수적 가정은 CMS을 감소시켜 킥스 하락으로 이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KB라이프가) 재무건전성 악화 하는 가운데 역대급 배당을 실시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