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레이더스가 14일 오전 10시 오픈하며 많은 인파가 몰렸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마곡에 방문한 고객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서현 기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14일 오전 10시 오픈하며 많은 인파가 몰렸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마곡에 방문한 고객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서현 기자

"이마트는 '우리 기업'이잖아요. 코스트코보다 정서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가까워서 왔어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 마곡점을 방문한 40대 주부 손씨는 이렇게 말했다. 강서구민인 그는 "트레이더스나 코스트코나 창고형 매장이라는 점은 같지만 편의시설도 좋고 정서적으로 트레이더스가 더 가깝다. 코스트코는 '외국 기업'이지 않냐"고 말했다.


코스트코는 미국 본사에 수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보내면서 사회적 기여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24 회계연도 국내 기부금은 12억2139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의 0.5% 수준에 그쳤다. 미국 본사에 쓰인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67%에 달하는 1500억원가량이다. 2023년 카트관리 직원 사망사고 등 열악한 근로환경에 대한 지탄을 받아왔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14일 오픈했다. 14일 오전 9시 반 많은 고객들이 트레이더스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서현 기자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14일 오픈했다. 14일 오전 9시 반 많은 고객들이 트레이더스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서현 기자

이날 이마트는 23번째 트레이더스 매장인 마곡점을 오픈했다. 서울 강서지역 첫 창고형 할인점이자 마곡 신도시 첫 대형마트다. 6㎞ 반경 내 120만명이 거주하는 강서지역 핵심 상권이다.

오픈시간인 이날 오전 10시보다 이른 오전 9시 반부터 매장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한정판매 하는 인기 위스키와 건담 팝업스토어 입장 줄에는 이날 새벽 4시부터 대기한 고객도 있었다. 오전 11시쯤이 되자 계산을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이 많아지며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현 트레이더스 매장 중 최대 규모(면적 1만1636㎡)다. 마곡은 주요 소비층인 3~4인 가구 비중(31.5%)과 대형마트 주 고객인 40~50대 인구 비율(32.3%)이 서울 평균(각 29.2%.30.8%)보다 높다. 1~2인 가구 비중도 높은 편이라 트레이더스 앞에 노브랜드를 배치해 소규모 쇼핑도 가능하게 했다. 간식이나 식사를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T-카페도 최대 규모 수준으로 기획했다.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 마곡점이 오픈했다. 14일 오전 강서구민뿐 아니라 부천과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고객들이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을 가득 채웠다. /사진=김서현 기자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 마곡점이 오픈했다. 14일 오전 강서구민뿐 아니라 부천과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고객들이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을 가득 채웠다. /사진=김서현 기자

이날 오전 7시반부터 대기해 위스키를 구매한 30대 한모씨(경기 부천시)는 "한국 위스키를 모으고 있어서 연차를 내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김창수 위스키'에서 단독 생산한 '김창수 위스키 싱글캐스크 51.8'(700ml·23만9800원)을 한정판매로 선보였다. 판매 물량 120병은 매장 오픈 30분 만에 완판됐다.


친구들과 함께 매장에 방문한 60대 주부 A씨(서울 강서구)는 "유명한 우리 기업인 이마트가 새로 한다는 매장이 있어 보러 왔다"며 "크고 가까워서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 창고형' 트레이더스 vs '연회비 올린' 코스트코

코스트코가 오는 5월부터 연회비를 올리면서 연회비 없이 입장 가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실적·매장 수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코스트코가 오는 5월부터 연회비를 올리면서 연회비 없이 입장 가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실적·매장 수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고물가 여파로 창고형 할인점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92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2%, 59% 상승한 수치다.

트레이더스는 하반기에 인천 구월동에 추가로 점포를 열어 올해만 2개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7년간(2019~2025년) 신규 점포만 9개에 달한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의 지속적인 출점을 통해 이마트 전체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다.

또 다른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오는 5월부터 연회비를 최대 15.2%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트레이더스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레이더스는 연회비 없는 '열린 창고형 할인매장' 전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코리아의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은 6조530억원(젼년비 7.6% 증가), 영업이익은 2168억원(15.8%)이다. 이중 절반가량은 멤버십 회비로 충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