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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 달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새로 구축한 전산 시스템으로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99% 적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 관련 열린 토론'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현재 구축한 전산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해 보니 과거 문제가 된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99% 적발해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공매도 재개는 다음 달 31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새롭게 도입하는 기관 내 잔고 관리 시스템과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마지막으로 점검 중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공매도 적발 시스템과 관련 제도가 적절한지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면 금융위가 다음 달 중 정례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 재개 대상 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비우량 한 기업들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은 줄이되 가능한 한국 시장이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매도와 관련해 홍콩에서 글로벌 IB 실무 담당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 원장은 "확정된 것은 아니나 3월 말에서 4월 초 정도 공매도와 관련해 홍콩 데스크를 초청하거나 직접 방문해 논의할 것"이라며 "무차입공매도로 적발됐지만 여전히 한국 시장에 주요 참여자인 기관투자자와 간담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4일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 대해서는 "현재 증권사 15개사의 개별 시스템들을 하나하나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증권사별로 준비 상황이나 전산의 완성도, 내부 규정 등이 일률적일 수 없다"며 "출범 시점에는 준비가 잘 된 증권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고빈도 매매'가 늘어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래 환경이 복잡해지면 고빈도 매매를 포함해 탈법 또는 불법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이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복수 거래소를 전제로 한 불공정 감시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은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공동으로 개최됐다. 학계와 개인·기관·외국인 투자자 등이 모여 공매도 전산시스템 운영 프로세스, 대체거래소 출범에 다른 투자 환경 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기관 내 잔고관리시스템 운영 프로세스(KB증권) ▲ATS 출범에 따른 투자환경 변화(넥스트레이드) ▲복수 시장에서의 주문배분시스템 운영 방향(키움증권) 등 주제 발표와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