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 소진을 위해 특별기를 운영하는 등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낮아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 소진을 위해 특별기를 운영하는 등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낮아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효성 낮은 방안에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 줄이기에만 급급해 소비자 후생이 외면받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아시아나는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행사를 열고 김포-제주 노선에 마일리지 좌석 1만3000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3월4일에서 20일까지 매일 김포발 제주행 3편, 제주발 김포행 3편 총 102편의 잔여석을 모두 마일리지로 판매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아시아나가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공급한 마일리지 좌석은 최대 3만8000여석에 달한다.


대한항공도 지난 1월28일과 2월1일, 8편의 김포-제주 노선 마일리지 특별기를 운영했다. A220과 B739 기종이 투입돼 약 1300석이 풀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말에도 3일간 김포-제주 노선 특정 시간대에 특별기를 편성했다.

양사가 앞다퉈 특별기를 띄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마일리지 항공권 대부분이 김포-제주 노선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타지역 거주자는 이용이 어렵고 원하는 시간과 날짜를 직접 선택할 수도 없다.

일각에서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항공사들이 소진시키려고만 급급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제선에 특별기를 투입할 경우 항공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운영 비용이 낮은 국내선에 특별기를 배치해 한 번에 많은 마일리지를 소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기업 입장에서는 많이 쌓여서 좋을 게 없다"면서도 "여러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마일리지 좌석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일리지 사용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하면 다른 노선들도 충분히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를 위해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딜'과 아시아나의 'OZ마일샵'에서는 마일리지로 생활용품과 상품권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품 구성이 한정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2023년 지역 대신 운항 거리에 따라 마일리지 공제율을 변경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당시 개편안에 따르면 단거리 항공권은 공제율이 낮아지지만 미국, 유럽 등 장거리 항공권은 공제율이 높아진다. 공제 폭이 높아진 국제선은 LCC 항공사들이 운항할 수 없었던 만큼 대한항공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국제선 승객들의 혜택을 낮추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대한항공은 개편안을 보류하고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 비중을 확대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공급된 좌석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항공사들은 통상 항공기 좌석의 5%가량을 마일리지석으로 운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행 성수기 기준 국토교통부가 항공사들에 권고하는 마일리지 좌석 비율도 5%다. 그 이상의 정확한 수치는 대외비로 여겨져 항공사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렵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세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현재 5%보다 높은 마일리지 좌석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항공사 마일리지 사용 정책은 소비자 권익과 직결돼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와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 따른 다양한 파장이 예상된다.

두 회사의 마일리지 가치가 달라 1대 1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통상적으로 대한항공은 1마일리지당 15원, 아시아나는 11~12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 만큼 1대1로 산정할 경우 대한항공 회원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마일리지 전환 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하고 공정위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