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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정책 최전선에 있는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이 속속 민간 보험사로 이직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보험사로 재취업 한 금융당국 출신 고위 공무원(3급 이상)은 20명으로 은행·금융지주·보험사 등 금융업권 중에서 가장 많았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보다 높은 연봉과 폭넓은 업무 기회 등을 제시하며 금융당국 고위 공무원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사에 따르면 2025년 1월 말 기준으로 주요 보험사에 재직 중인 금감원·금융위 출신 상근임원(비상근·감사·사외이사 제외)은 총 9명이다.
우선 생명보험사 중에서 금융당국 출신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한화생명으로 이한샘 상무(경영기획팀장)와 윤동욱 상무(경영전략실) 등 2명이다. 한화생명 경영기획팀과 경영전략실은 한화생명 신사업을 담당한다.
현재 한화생명 경영기획팀장인 이한샘 상무는 금융위 금융혁신과 서기관 출신으로 자산운용과와 중소금융과, 산업금융과, 금융혁신과 등을 거쳤다. 이 상무는 2021년 12월 한화생명 경영전략실 상무로 이직한 이후 2년 만인 2023년 12월엔 경영기획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올해 2월 1일 한화생명 경영전략실 임원으로 입사한 윤동욱 상무도 금융위 서기관 출신이다. 윤 상무는 금융위 재직 시절 국제협력팀, 금융제도팀, 금융정책과, 산업금융과, 전자금융과, 은행과 등을 거쳤다.
1980년생인 이한샘 상무는 서울대 경제학과 99학번, 1981년생인 윤동욱 상무는 서울대 경제학과 00학번으로 두 사람은 1년 선후배 사이다. 이 상무는 행정고시 48회, 윤 상무는 51회로 각각 공직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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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중에서 금융위원회 서기관 출신이 근무하는 곳은 삼성생명도 있다.
현재 삼성생명 신사업 등을 기획하고 있는 정책지원팀장으로 재직 중인 이동욱 상무는 2023년 5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가상자산검사과장에서 삼성생명 정책지원팀장으로 이직했다. 그는 금융위에서 정책홍보팀장,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 구조조정지원팀을 역임한 바 있다.
신한라이프에는 금감원 출신 진태국 상무가 재직 중이다.
진 상무는 금감원 내에서 보험영업감독팀장, 보험조사기획팀장, 보험계리실장, 손해보험검사국장, 보험감독국장,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에서 신한라이프 감사총괄로 근무하다 2024년 3월 신한라이프 감사총괄로 이직했다.
흥국생명에도 금감원 출신 임원이 재직 중이다. 흥국생명 감사실장은 박한구 상무는 금감원 보험계리실 생명보험팀장, 복합금융감독국 팀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흥국생명 감사실로 이동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등 손보사도 당국 출신 러브콜
손해보험업계에서 금융당국 출신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로 김선문 상무(기획2팀장), 권기순 상무(장기상품개발팀장) 등 2명이 재직 중이다.
2021년 삼성화재 기획2팀장으로 입사한 김 상무는 1973년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행시 46회 합격 후 기획예산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 상무는 금융위 산업금융과, 보험과, 구조개선지원과 사무관을 거쳐 기업회계팀장으로 근무했다.
2022년 12월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 팀장으로 이직한 권 상무 경우 금융위 보험과에서 보험상품 및 계리, 재무건전성 등에서 제도개선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손보사 중에서 메리츠화재에도 금융위 출신인 선욱 부사장(경영지원실장·CFO)이 근무 중이다.
197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선 부사장은 행정고시 4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 공정시장과장, 위원장 비서관, 산업금융과장 등을 거쳐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행정인사과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2023년 12월 메리츠화재 ESG경영실장 전무로 입사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도종택 상무(최고감사책임자)가 금감원 출신이다. 도 상무는 금감원 재직시절 서민금융상담팀장, 소비자보호총괄국 팀장, 분쟁조정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11월 금감원 퇴임 후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쳐 2022년 1월 롯데손보로 이동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도 금융당국 고위 공무원 출신의 보험사로 이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보험사들이 신사업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한 만큼 금융당국과 정책적으로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론 금융당국 출신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새 회계기준(IFRS17) 정착 등을 위해 금융당국과 소통할 인물로 과거 금감원이나 금융위 출신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이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는 점에서 정책은 물론 신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당국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권 고위직의 업계 재취업 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와 전관예우 논란 등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