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좋은 일을"… 독거노인 반찬 봉사하던 권태숙씨, 4명에 새 삶

권태숙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 사진은 권태숙씨의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독거노인 반찬 봉사 등 나눔을 좋아하던 65세 권태숙씨가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달 26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권태숙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달 21일 새벽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양측), 간장, 폐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사진은 권태숙씨의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전 권씨는 자녀가 장기기증 희망 등록 신청을 하고 왔다는 소식을 듣고 '잘했다'며 '나도 그런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가족들과 나눴다. 가족은 권씨 신체 일부라도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 생명을 이어간다면 같이 살아간다는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경북 영주시에서 1남 6녀 중 막내로 태어난 권씨는 다정하고 이웃들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다. 교회를 다니면서 독거노인 반찬 봉사를 했으며 꽃 가꾸기와 뜨개질을 좋아했다. 권씨는 충남 서산시에서 과수원을 30년 넘게 운영하며 주변 분들에게 과일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했다. 늘 웃으면서 일을 하며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는 사람이었다.

권씨 아들 이원희씨는 "엄마. 살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못 한 게 시간이 지나니 후회가 되는 것 같아요. 살아계실 때 사랑하는 말, 안아주기를 자주 못 했던 거 죄송하고 그 시간이 그리워요. 엄마 많이 사랑합니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