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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수석부회장이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재직한 지 올해로 4년 차다. 정 수석부회장은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에 힘을 실어왔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6일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을 상정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후보 추천 사유에 대해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경영 가속화, 사업 시너지 창출 등 그룹의 미래전략 수립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며 "당사의 신성장동력 발굴 및 미래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2년 3월 정기 주총에서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조선해양 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예고하며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수익성을 원칙에 둔 정 수석부회장의 기조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2021년에만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3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1조43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주가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2년 9만4000원(1월3일)이었던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올해 2월28일 기준 21만4000원으로 127.6% 올랐다. 52주 최고가는 25만1500원를 기록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지휘 아래 HD한국조선해양은 수익성을 최우선에 둔 수주전략을 펼쳤다. 수익성이 낮은 계약을 과감하게 포기한 결과 저가 물량이 빠르게 줄면서 실적 개선 속도를 높였다. 과거 저가 수주로 큰 출혈이 있었던 만큼 전략을 바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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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을 들인 선종은 LNG운반선이다. 2023년 카타르에너지와 약 5조2511억원 규모의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단일계약 기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LNG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척당 단가는 2억6000만달러(약 3803억원)다. 지난해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LNG운반선 수주잔량은 100척에 이른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기술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3년 CES에서 '오션 와이즈'(Ocean Wise)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자율운항선박과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3년 HD현대마린솔루션 경영총괄로 이름을 올리며 직접 경영에 참여했다. 덕분에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전년 대비 35% 증가한 27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도 본격화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미국 해군성 장관을 만나 직접 함정 사업 현황과 기술력을 직접 소개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직원 복지도 함께 챙겼다. 일부 계열사에서 시행 중인 유연근무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고, 회사에 일찍 도착하는 직원이 시업시간을 30분 단위로 자유롭게 앞당겨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유치원 교육비 지원과 어린이집 신규 개원 등을 통해 저출생 문제 해소에도 힘썼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HD현대는 수십 년 동안 가장 획기적인 기술로 세계 조선산업을 선도해 왔다"며 "AI, 디지털 트윈 등 혁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준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