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지난해 3월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강철원 사육사로부터 유채꽃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푸바오가 지난해 3월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강철원 사육사로부터 유채꽃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으로 떠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마지막 출근길에 오른지 1년이 지났다.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팬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푸바오는 2020년 7월22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태어났다. 엄마 판다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지난 20일 오후 9시49분, 키 16.5㎝, 몸무게 197g의 건강한 암컷 아기 판다를 출산했다.


국내에서 처음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는 지난 100일 동안 그야말로 폭풍 성장했다. 태어날 당시 어미 몸무게의 600분의1 정도로 몸무게 197g, 몸길이 16.5㎝에 불과했지만, 생후 100일이 지난 현재는 몸무게 5.8㎏, 몸길이 58.5㎝로 각각 약 30배, 3.6배나 성장했다.

아기 판다 푸바오도 생후 40일부터 꼼지락꼼지락 뒤집기와 배밀이를 시작해 이제는 어미가 옆에 떨어져 있어도 혼자 기어가 어미젖을 찾아 먹는 등 무럭무럭 자랐다. 100일을 앞두고는 이빨이 나기 시작했다.
강철원 주키퍼가 푸바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철원 주키퍼가 푸바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키퍼(사육사), 수의사 등 에버랜드 동물원 임직원의 헌신적인 보살핌도 아기 판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푸바오는 어미 아이바오가 대부분 자연포육으로 기르고 있는데, 아기 판다의 발육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수의사, 사육사로 구성된 전담팀이 정기적으로 어미에게서 새끼를 잠시 분리해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

또한 성장 발육이 집중되는 생후 보름부터는 아기 판다에게 영양보충 시간을 갖게 하고, 어미에게는 산후 휴식 시간을 주기 위해 담당 사육사가 매일 하루 3시간씩 푸바오를 대신 보살펴 주는 육아 도우미로 나서기도 했다.


담당을 맡은 강철원 주키퍼(사육사)는 "4년 동안 함께 생활해온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부모가 돼 너무 기쁘다"며 "국민이 아기 판다 출산 소식으로 잠시나마 피곤한 일상을 잊고 새 생명의 희망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고 아기 판다 탄생을 축하했다.
푸바오가 강철원 주키퍼를 끌어안고 있다. /사진=뉴스1
푸바오가 강철원 주키퍼를 끌어안고 있다. /사진=뉴스1

푸바오는 생후 6개월이던 2021년 1월4일부터 일반 공개를 시작해 지금까지 1155일 동안 550만여명을 만났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와 뿌빠TV에 게시된 푸바오 영상은 누적 조회수 5억회를 돌파했다.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직접 만날 수 없는 팬을 위해 푸바오 특별 영상 상영회도 진행한다.

푸바오는 용인시로부터 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에버랜드 판다월드를 방문해 푸바오에게 용인시민 마음을 담아 '특례명예시민' 증서를 전달했다. 담양에서 공수한 대나무로 특별 제작된 증서는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주키퍼가 대신 받았다.

푸바오는 지난해 3월3일 마지막 출근길에 올랐다. 강철원 주키퍼는 이날 마지막 바깥나들이를 하는 푸바오를 위해 유채꽃 선물을 준비했다. 푸바오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데리러 중국에 갔을 때 유채꽃이 만발해 있던 방사장의 모습을 기억하고 푸바오가 중국에서도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에버랜드 판다월드 사육사들이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중국으로 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에버랜드 판다월드 사육사들이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중국으로 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지난해 4월3일 팬들은 응원과 눈물로 푸바오를 배웅했다. 에버랜드 장미원 분수대 일대에서 열린 환송회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푸바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 6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강철원 주키퍼는 "새로운 터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할아버지가 곁에 있을게. 10년이 지나도 넌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송영관 주키퍼는 "푸바오와 1354일 동안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참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