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각) MWC2025 기자간담회에 나선 모습. /사진=양진원 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각) MWC2025 기자간담회에 나선 모습. /사진=양진원 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장관으로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2025'를 직접 방문한 이유를 밝혔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럽지만 그런 시국일수록 국제행사에 나서야 위신이 선다는 판단에서다. 유 장관은 이번 MWC2025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AI 경쟁 시대 정부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MWC2025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7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과기정통부 장관의 MWC 현장 방문은 3년 만이다.


녹록지 않은 국내 정치 상황을 뒤로 하고 유 장관은 스페인 비행길에 올랐다. 유 장관은 "MWC는 모바일 쪽에 중요한 행사"라며 "장관이 가서 참관해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결의를 했다"고 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궐위인 상태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안 나가면 정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먼 길을 날아온 유 장관은 개막 첫 날인 3일부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신임 사무총장, 스페인 국왕, 폴란드 디지털부 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비벡 바드리나트 GSMA 신임 사무총장과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5G 어드밴스드(5G-A), 6G, AI의 네트워크 응용 등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 힘을 모은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는 양국 간 과학기술과 디지털 분야의 활발한 협력을 제안했다. 크쥐쉬토프 가브포브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디지털부 장관을 만나선 인공지능(AI) 정책과 법, 디지털 정책 공유,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참여에 따른 공동 연구 추진 등을 얘기했다.
유 장관은 MWC 부스에서 화웨이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소재부품을 많이 봤는데 하드웨어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었다"며 "미국과의 경쟁에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 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본 유 장관은 "세계적인 통신사에 비해서 확실히 뛰어나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기술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인재 확보가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유 장관은 "미국이 전 세계 인재를 가지고 간다"며 "기술력과 자본이 대단한 미국과 경쟁에서 싸울 수 있는 나라가 중국 정도"라고 말했다.

조금 더 과감하게 스타트업, 벤처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연구개발 차원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내주지 않는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를 위한 경제적인 보상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급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잃지 말자고 주문했다. 유 장관은 "우리 것을 너무 낮게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한국 모델들도 조금 부족하지만 여건만 되면 딥시크만큼 된다는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