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오른쪽)이 지난 5일 오전(현지시각)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대통령궁에서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이카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오른쪽)이 지난 5일 오전(현지시각)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대통령궁에서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이카

국제 사회에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중남미와 공고한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13일 코이카에 따르면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이달 2~13일 멕시코, 과테말라, 콜롬비아, 페루를 연이어 방문했다. 2023년 7월 취임 이후 첫 중남미 순방으로, 각 방문국의 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장 이사장은 이번 순방의 일환으로 5일(현지시각)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개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과테말라시티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이번 면담에서 아레발로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상생과 호혜의 원칙에 기반한 ODA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아레발로 대통령은 "한국은 농업사회에서 산업화를 이루며 성공적으로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좋은 발전 모델이다. 과테말라도 인프라 개발과 투자 유치를 통해 경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했다.

장 이사장은 "한국은 최빈국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 노스(North)를 잇는 가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장 이사장은 "경제발전의 핵심요소는 지도자의 리더십, 교육을 통한 인적 자원 개발, 그리고 국민의 자립심과 발전의지"라면서 "이러한 경험을 보유한 한국이 최적의 협력 파트너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코이카는 과테말라의 수도권 교통 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치안 강화를 위한 경찰 교육시스템 개선사업을 비롯해 기후변화대응 역량강화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이보다 앞서 중남미 순방의 첫 번째 국가로 지난 2일 멕시코에 도착한 장 이사장은 3일 알레한드라 델 모랄 멕시코 국제개발협력청(AMEXCID) 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 이사장은 "한국이 쿠바를 포함한 중미·카리브 지역에서 개발, 기후, 디지털 등 3대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양 기관 간 삼각협력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믹타(MIKTA) 개발협력기관 고위급 회의와 신흥공여국 개발협력기관 실무진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AMEXCID 청장과 실무진의 참석을 요청했다.

멕시코, 과테말라 일정을 마친 장 이사장은 콜롬비아와 페루로 순방 일정을 이어갔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7일 엘레오노라 베탄쿠르 곤잘레스 국제협력청(APC) 청장을 만나 무상원조 기본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삼각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페루에서 장 이사장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를 방문해 코이카가 추진 중인 두 개의 폐기물 관리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10일에는 코이카가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페루 이민청 출입국 행정서비스 개선 및 역량강화 사업'의 협의의사록(R/D)을 체결했다. 이어 노엘라 판토하 크레스포 국제협력청(APCI) 청장과 파트너십 강화 논의를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코이카는 이번 장원삼 이사장의 순방을 계기로 중남미에서 지역적 상황에 특화된 협력 수요를 확인하고 그에 맞춘 전략적 ODA를 추진하는 한편 기존에 남미 중심으로 추진됐던 개발협력 범위를 중미·카리브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