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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한 직후 도망친 베트남 여성이 유산을 받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자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오래전 연락이 끊긴 베트남 여성과 이혼을 시켜드리고 싶다는 자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20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후 식당을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었고 10년 전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여성을 소개받아 재혼했다. 그러나 여성은 혼인신고를 하고 아버지 집에 온 다음 날 사라졌다.
A씨 아버지는 베트남에도 다녀왔으나 여성을 찾지 못했고 크게 낙담하며 혼자 지냈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1년 전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이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자녀들이 수소문한 끝에 여성이 베트남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그동안 아버지는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사망했다.
A씨는 "아버지 유산이 약 17억원이다. 저희 남매는 아버지 뜻에 따라 베트남 여성과 아버지가 이혼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며 "저희가 아버지를 대신해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 또 아버지의 법률상 아내인 베트남의 그 여자가 유산을 받지 못하게 할 다른 방법은 없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홍수현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은 부부만 당사자적격을 가진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면 이혼 소송은 불가하다"며 "A씨 아버지가 사실상 혼인 생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혼인무효 소송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인인 자녀들이 생존 배우자를 상대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베트남 여성 행방을 몰라도 공시송달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며 "법원은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 취업하려는 목적으로 혼인신고한 경우 혼인무효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입국 직후 혼인신고를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베트남에서는 형식적으로 혼인신고 했을 뿐 혼인 생활이 없었다는 점, 여성이 한국에서 1~2일 혼인 생활하고 가출한 이후 아버지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입증해 '상대방에게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혼인무효 판결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