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카카오 노조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카카오모빌리티 전직 대표의 때아닌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가운데 카카오 노조가 개선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24일 성명을 통해 "반복되는 경영진의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며 "스톡옵션 매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수의 주주들, 내부 구성원들과 동떨어진 경영진 보상정책을 개선할 것을 대주주인 김범수 전 의장과 이사회에 요구한다"고 했다.


정주환 전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최근 만기가 도래한 카카오모빌리티 주식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평가이익은 약 95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법적 문제는 없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현재 콜 몰아주기,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적절성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회사는 위기 국면인데 전직 경영진으로서 책임의식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정 전 대표는) 2020년 류긍선 단독 대표로 선임됨에 따라 대표를 사임한 지 오랜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사내에서 어떠한 업무를 맡지 않았음에도 작년까지 재직하며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퇴사했다"며 "이는 회사가 정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를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계열사 최초로 임단협이 결렬됐었고 올해 임금협약도 결렬이 예상된다"며 "또한 지난해부터 사법리스크에 노출되어 압수수색이 여러차례 진행됐고 대규모 과징금도 부과됐다"고 전했다. "이렇듯이 안팎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대표는 스톡옵션을 행사하여 차익실현을 시사했다"며 "회사가 어려워도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확정되지도 못한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 전 대표가 아직 행사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 차익 실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노조는 그동안 비상장사인 경우에도 스톡옵션을 매도했던 사례가 있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사업책임자(CBO)은 스톡옵션 17만주를 행사 후 매도해 차익 약 90억원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대부분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에게 복잡한 행사조건, 낮은 시장가격과 비상장주식 매도의 어려움 등으로 스톡옵션이 거의 무용지물인 상황에서 일부 임원들은 스톡옵션의 행사, 매도로 차익 실현을 하고 있다"며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 상장을 시도했기에 카카오페이 블록딜 사태와 같이 상장 이후 일괄매도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