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 대리석으로 도배된 로비로 들어서자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왔다. 천장에 달린 커다란 샹들리에는 은은하게 사람들을 맞이했다. 은퇴 후 '황금 노후'를 즐기는 입주민들의 얼굴엔 여유있는 미소가 가득했다. 시니어 사업 부문 업계 선두주자로 거듭난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의 모습이다.
고급 호텔 로비같던 1층에서 지하 커뮤니티 공간으로 들어서자 활기찬 기합이 들려왔다. 시설 지하 1·2층에는 피트니스 센터, 헬스케어실, 문화·여가 프로그램실, 고급 스파·사우나, 식당 등이 있다.
24일 오전 11시쯤 점심을 앞두고 입주민들은 '헬스 스트레칭' 수업을 듣고 있었다. 머리는 백발이었지만 뒷모습은 마치 찰나의 젊음을 만끽하는 듯 꼿꼿하고 자신감 넘쳤다. 시설 내 최고령자인 99세 '왕언니'는 교육이 끝난 뒤 구슬땀을 흘리며 만족한 얼굴로 프로그램실을 나섰다.
|
지난해 말 입주한 70대 A씨는 "무엇보다 건강관련 프로그램이 많아 만족하고 있다"며 "특히 헬스 스트레칭과 일대일 맞춤형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입주를 후회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평창 카운티는 KB라이프생명 요양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2023년 12월 개소한 실버타운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7층 규모로 총 164세대가 입주할 수 있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AI(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스템의 도입 준비를 거쳐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입주자들의 건강을 실시간 모니터링 해 이상 소견 발견 시 진료연계 및 생활습관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개별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상담·병원까지 동행서비스도 제공한다. 필요 시 간호사가 세대방문을 통해 심리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실제 이날 한 입주자가 집 안에서 쓰러져 움직임이 없자 동작감지센서를 통해 해당 증상을 즉각 감지, 경고음을 통해 관제센터로 보고됐다. 환자는 시설 관계자들과 함께 병원으로 향해 치료를 받았다.
|
침대에도 건강 모니터링 센서가 달려 있어 수면 패턴 및 방 온도·습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검진 데이터에 따라 맞춤형 의료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혼자 거주하는 80대 B씨는 "평소에 코를 많이 골아서 무호흡증이 걱정됐지만 시설에 들어와 집중케어를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개인별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자녀도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경 시설장은 "방마다 설치한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은 입소자가 많아지며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 중"이라며 "지난해부터 철저히 준비한 만큼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욕실 욕조는 층이 낮고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 사고 위험성을 줄였다. 방 곳곳에는 안전 손잡이가 있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
음식에도 꽤 공들인 분위기였다. 이날 메뉴는 잡곡밥, 제육볶음, 북엇국, 나물무침, 파인애플 등이었다. 간도 심심하지 않아 식당을 찾은 입주민들의 그릇은 대부분 싹싹 비워졌다. 조리원들은 요양시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노인 건강과 맛을 둘 다 책임지고 있다. 웃으며 건네는 안부인사는 덤이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고 점심을 먹던 70대 C씨는 "땀을 흘린 뒤 먹는 밥이 정말 맛있어 웬만해서 점심은 여기서 먹는다"며 "반찬 수도 다양해 건강이 좋아지는 맛"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시설장은 "입주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는 이곳 식당"이라며 "위탁보다는 직영 입찰공고를 통해 유통 업체를 선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아워홈과 풀무원 두 곳이 들어왔으며 내년 역시 입찰공고를 통해 계약을 갱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렴한 입주비용도 경쟁력이다. 서울 주요 실버타운 평균 입주보증금은 4~9억원 사이로 책정됐다. 반면 평창카운티는 최소 3000만원부터 최대 3억3000만원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입주자의 초기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입주보증금은 3000만원부터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월세는 10.4평 기준 1인 350만원, 2인 428만원(식비·시설이용비 포함)부터 시작한다. 제일 넓은 20.1평 계약 시 보증금 3000만원을 내면 월세는 1인 489만원, 2인 577만원(식비·시설이용비 포함)이다. 식비·시설이용비를 제외하면 월세는 60~120만원 가량 줄어든다.
KB라이프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제공하는 여러 금융서비스도 같이 연계해 제공하고 있다"며 "시설 안에는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 간호사 두 명이 상주하며 입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건강 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안팀이 24시간 대기 중이라서 즉각 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