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2시 기준 산불 상황도./사진=경남도
28일 오후 12시 기준 산불 상황도./사진=경남도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림당국은 하동으로 번진 주불을 잡고 지리산권역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배치해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낮 12시 기준 산림당국이 집계한 산청·하동 지역 산불 진화율은 93%에 이르렀다. 산불 영향구역은 1785㏊이며 전체 화선 70㎞ 중 잔여 화선은 지리산권 5㎞에 집중돼 있다.


하동 지역에서는 밤사이 진화작업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며 이날 오전 9시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현재는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낙엽 밑이나 나무둥치 속에 남아 있는 불씨가 재발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산림당국은 지리산권역 방어선을 더욱 강화하고 헬기 43대와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해 남은 화선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 보유 치누크(CH-47) 4대를 포함해 국군 헬기 13대 등 총 17대의 군 헬기가 투입됐다.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이재민들의 대피도 길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산청 동의보감촌 등 18개 대피소로 피신한 주민은 1600명을 넘어섰다. 시설 피해도 증가해 주택 28채, 공장 2개소, 종교시설 2개소를 포함해 총 76곳이 불에 탔다. 밤사이 하동 지역에서 비닐하우스와 창고 등이 추가로 소실되며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문화재 보호 작업도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산청군은 산불 확산에 대비해 삼장면 덕산사(내원사)에 봉안된 국보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지난 26일 밤 금서면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겼다. 보물 제1113호 덕산사 삼층석탑은 방염포로 감싸 현장에서 보존 중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산불 현장 브리핑에서 "지리산 권역에 난류와 강한 돌풍이 예상되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진화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남도와 산림청을 중심으로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도민 안전과 지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