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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실수요자들 중 상당수가 보험사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은 총 26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35조7000억원, 기업대출은 13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조3000억원, 1조4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보험계약 대출(약관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9000억원 증가한 7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약관대출은 해약환급금 50~90%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는 제도다. 대출 심사가 필요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며 중도 상환 수수료나 연체이자도 없다. '불황형 대출'로도 불리며, 약관대출이 증가할수록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0.75%로 전분기말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 동기말보다는 0.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실채권비율도 상승세다. 지난해말 기준 0.54%로 전분기말보다는 0.05%P, 전년말에 견줘서는 0.17%P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0.55%로 전년말보다 0.18% 올랐다. 다만 전분기보다는 0.04%P 내렸다.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2개 분기 연속으로 내렸다. 작년말 기준 0.68%로 전분기보다 0.13%P, 전년말보다 0.23%P 떨어졌다.
금감원 측은 "대출채권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가계대출의 건전성 지표가 전분기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라며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충분한 대손충당금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 조기정상화 지속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