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자 안동 한 골프장 캐디와 직원들이 골프장 내 연못(해저드) 물로 불을 껐다. 사진은 골프장 직원들이 해저드 물을 끌어가는 모습. /사진=JTBC 방송 캡처
경북 의성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자 안동 한 골프장 캐디와 직원들이 골프장 내 연못(해저드) 물로 불을 껐다. 사진은 골프장 직원들이 해저드 물을 끌어가는 모습. /사진=JTBC 방송 캡처

경북 안동 한 골프장 캐디와 직원들이 소방대 도움 없이 해저드 물(골프장 내 연못)을 끌어다 닷새 동안 밤낮으로 불을 끈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30일 JT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북 안동까지 번진 산불은 인근 골프장까지 번졌다.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바람을 타고 산등성이를 따라 골프장 쪽으로 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곧바로 경기 중단 후 전원이 대피했다. 그러나 이날 밤 10시쯤 골프장 직원과 캐디 등 20여명이 불길을 뚫고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골프장이 뚫리면 인근 하회마을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골프장을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자원해 복귀했다.


진화에 나선 이들은 잔디에 물을 주는 차 4대와 살수차 1대로 불길이 넘어오는 1㎞ 구간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4인 1조로 팀을 짜고 불이 산 아래로 내려오면 물을 쏘며 땅을 뒤집었다. 전기와 수도가 끊겨 해저드 3곳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물을 끌어다 썼다. 골프장 직원 20여명은 소방대와 헬기 지원 없이 1㎞ 넘는 방어선을 지켜냈다.

살수차 운전기사는 "인근에 물을 뜨러 갔다 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저희가 봤을 때는 (해저드 물을 끌어다 쓰지 않았으면 골프장과 마을은) 다 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리버힐 CC 경기팀 류동기씨는 "여기는 진짜 목숨 걸고 하셨다. 밑에 보면 낭떠러지인데 줄 잡고 내려가서 밑에서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며 " 8~9번 넘게 불이 다시 올라왔다. 그래서 최대한 발로 밟고 물로 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노력 끝에 불은 인근 마을까지 번지지 않았다. 실제 항공 영상을 보면 산불은 골프장을 넘지 못했고 골프장 앞쪽은 전부 잿더미로 변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분들이 의인" "덕분에 마을이 안전했다" "정말 훌륭한 일을 해내셨다" "본인도 두려웠을 텐데 대단하다" "멋진 골프장과 멋진 직원분들" "꼭 보너스 받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