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의 지난달 신용대출금리가 7개월 만에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상가 모습./사진=뉴스1 이동해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지난달 신용대출금리가 7개월 만에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상가 모습./사진=뉴스1 이동해 기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의 신용대출금리(무증빙형 기준)가 7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은행 등 금융권에 '대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6개 생명보사(삼성·교보·한화·흥국·미래에셋·신한라이프)의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9.37%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9.02%에서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상승해 9.42%를 찍었던 생보사 신용대출금리는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신용대출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보험사의 무증빙형 신용대출은 소득 증빙 없이 개인 신용점수, 보험료 납부 실적 등 간단한 정보만으로 콜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험사는 금융채, 국고채,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신잔액코픽스 등 회사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산출한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생보사가 취급하는 가계대출(신용·보험계약대출) 비중은 70%로 추산한다. 이달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135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생보사 대출채권은 94조9900만원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이자장사를 자제하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추가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실제 생보사별로 보면 지난달 흥국생명 1개사를 제외한 5개의 생보사가 대출 금리를 내리면서 금융당국 움직임에 동조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2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점검을 지시하고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후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효과를 자세히 분석하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20개 은행에 대출 세부데이터 제출을 요구한 데 이어 은행에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라며 "금리 인상과 대출 조건 강화 등으로 당국 정책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