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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리더십 공백'을 마주하게 되면서 후임 인선 작업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용 회장이 최근 '사즉생'을 외치며 위기 극복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차기 리더십 중용이 삼성전자의 최우선 과제로 주어졌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삼성전자에서는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한종희-전영현 부회장의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으나 불과 엿새 만에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그 동안 삼성전자에서 한 부회장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생활가전(DA) 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까지 맡았다.
당장 한 부회장을 대신해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충족할 만한 인물을 앞세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한 인물로 한 부회장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여러 인물을 각각의 위치에 중용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DX부문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다. 현재 MX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노 사장은 스마트폰·태블릿·워치·무선이어폰 등을 연결한 '갤럭시 에코시스템(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성과를 창출한 인물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가 호평을 받으며 초기 흥행에 성공한 만큼 노 사장이 DX부문으로 역할을 확대해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노 사장이 최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점도 한 부회장의 후임론에 힘을 싣는다. 추후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 선임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노 사장 외에 TV 사업을 담당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생활가전사업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부회장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경력을 고려했을 때 용 사장이 DX부문을 맡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 외에 최근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이 한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 한 부회장의 공석은 이재용 회장의 판단에 따라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근 중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28일 귀국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즉생 각오를 강조한 이 회장이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만큼 조만간 후임 인선에 대한 내용을 보고 받고 내부 분위기 수습을 위해 조직을 이끌 최적의 인물을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