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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근면함이나 노동 시간이 아니라 혁신적인 도전이 기업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기업인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명령형 리더십 대신 변화를 주도하고 명확한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1%의 창의적 인재가 99%를 먹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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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0.1%의 창의적 인재와 이를 알아보는 0.9%의 안목 있는 인재가 나머지 99%의 잉여인간을 먹여 살린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 경제에서 혁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과거 제조업 중심 사회에서는 노동의 양이 성과를 결정지었지만 지금은 차별화된 사고와 도전이 중요한 시대다.
국내 벤처 생태계를 일군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역시 "1%의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가 99%의 착한 약자를 먹여 살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직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극소수의 혁신적인 리더와 창의적인 인재가 필수적이며 이를 지원하는 나머지 조직원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리더의 청사진이 없으면 조직의 방향도 없다. 기업이 성장하고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올바르지 못하면 조직은 길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을 세우는 리더는 기존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고 말했다. 변혁적 리더십을 외친 정치학자 제임스 번스와 버나드 배스는 리더가 조직의 가치와 목표를 근본적으로 탈바꿈시켜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소수의 리더가 청사진을 제시하면 나머지 구성원들이 이를 실행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하지만 비전이 모호하거나 일관성이 없을 경우 조직은 신뢰를 잃고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리더가 조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협업의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리더의 역할… '고생'이 아닌 '몰입'의 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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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해 몰락한 조직의 사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다. 이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협업의 토대는 조직 내 신뢰가 밑바탕이다.
신뢰는 공유로부터 나온다. 조직심리학의 대가이자 MIT 슬론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에드거 샤인은 신뢰 형성의 첫 단계로 '겸손한 질문(Humble Inquiry)'을 제안했다. 이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상사가 부하 직원을 단순한 하급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협업 파트너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짐 콜린스 역시 위대한 리더는 '겸손한 청취자'라고 했다. 최고책임자가 조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토대로 의사 결정을 이끌어갈 때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무조건적인 정보 공유가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공유하기 전 '올바른 기준'이 있어야 한다. 잘못된 정보나 비전이 조직 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적절한 기준을 세울 줄 아는 리더야말로 신뢰를 쌓고 협업을 유기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신뢰는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는다. 긴 시간 동안 쌓아야만 견고한 조직 문화가 형성된다. 반면 혁신은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힌다.
따라서 조직이 지속해서 진보하려면 단단한 신뢰를 통해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리더는 조직 내 신뢰를 단단하게 다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은 단순한 명령자가 아니다. 조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을 이끌어야 한다. 황철주 회장은 "신뢰를 우선시한다면 리더는 목표를 정할 뿐 과업의 달성은 조직원들에게 믿고 맡겨라"며 "리더가 믿고 맡길 일을 정해놓고 이를 구현하는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에서 고생을 떼어내 온전한 몰입을 통해 무한 가치를 창출하는 경험이 되려면 의사결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해야 하는지가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혁신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이다.
황철주 회장은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른 아침부터 회의에 열중한다. 회사의 지향점을 제대로 전파해야 구성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느끼고 혁신을 같이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