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CEO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LG전자 조주완 CEO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2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 역시 3개 분기 만에 1조원대를 회복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5.7% 줄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2조668억원, 영업이익 1조2593억원이었다.

1분기 기준 매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 21조959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1분기 매출액이 2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침체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기업간거래(B2B) ▲구독, 웹OS 등 비(非)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컨센선스 수준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1분기 기준으로는 6년 연속 1조원을 상회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질적 성장 영역의 매출이 늘어남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했다"며 "자원 투입,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도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B2C 주력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B2B 영역에 해당하는 빌트인 가전 사업이나 가전의 심장 역할을 하는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의 외판 사업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의 성과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는 구독 적합형 라인업을 보강하고 케어서비스를 강화하며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구독 사업의 해외 진입 또한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올해부터 TV, IT(노트북, 모니터 등), ID(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며 TV 중심이던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낸다.

최근 맞춤형 콘텐츠 추천부터 화질, 음질까지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2025년형 TV 라인업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초경량 AI 노트북 LG 그램 프로,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신제품 LG 스탠바이미 2 등도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대규모 해외 수주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며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등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우위 구축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 생산거점의 운영역량 향상에 집중하며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차량용 램프는 고해상도, 지능형 램프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업 효율화에 집중한다.

B2B 사업의 핵심으로 육성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올해 1분기 전년동기(매출 2조5890억원, 영업이익 3356억 원)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기반 사업인 HVAC 사업의 본질과 고객의 특성에 맞춰 독립 사업본부로서 역량을 집중하며 수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상업용 공조시스템 분야에서는 기후, 건축 방식, 주거 행태 등 현지 특화 솔루션을 앞세워 싱가포르 등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등 산업/발전용은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활용하는 사업기회 확보에 속도를 낸다.

가정용 냉난방공조 사업에선 AI 신제품을 앞세워 리더십을 이어간다. AI 기능을 탑재한 LG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판매량 증가로 경남 창원시 에어컨 생산라인은 조기 풀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발표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한 예상치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2025년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구체적인 경영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