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대 아래로 떨어진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대 아래로 떨어진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재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며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지수가 급격히 떨어지자 증권사 신용거래를 활용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오후 2시1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6.99포인트(-5.15%) 하락한 2338.14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1조651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기관도 1627억원가량을 팔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개인은 1조620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대응에 나섰다. 같은 시각 코스닥 역시 4.5%대 하락세를 보이며 655선까지 밀렸다.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리스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미수금이나 신용융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이 급락할 때 이 같은 반대매매가 쏟아질 경우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하루 반대매매 규모는 139억원으로, 지난 3월 초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주가 상승으로 줄어들던 반대매매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6%에 달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3개월간 반대매매 일평균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1월 하루평균 46억원 수준이던 반대매매는 2월 52억원, 3월 62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은 각각 –2.04%, –9.56%로, 증시 약세와 반대매매 증가가 맞물려 나타나는 흐름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12분에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넘게 빠지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의 사이드카 발동 사례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 외국인 매도세, 신용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시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이성적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으로 밸류에이션 저점 등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가 단기간에 깔끔하게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이즈가 발생하면 낙폭이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며 반등이 나온다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