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이후 39일 동안 규제 대상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이후 39일 동안 규제 대상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한 달여 동안 해당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가 지정하는 지역으로 해당 구역 내의 부동산을 거래할 경우 관할 관청에 허가받아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2월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가 거래 폭증과 함께 투기 위험이 제기되며 한 달여 만인 3월24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로 범위를 확대해 재지정했다.

7일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다음 날인 2월13일부터 재지정 전날인 3월23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는 총 9665건으로 집계됐다. 해제 발표 직전 한 달 동안의 거래량이 4559건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아파트 거래량과 신고가 거래 통계 /자료 제공=직방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아파트 거래량과 신고가 거래 통계 /자료 제공=직방

직방에 따르면 잠실·삼성·대치·청담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기간 동안 신고된 아파트 거래는 총 353건으로 조사됐다. 해제 직전 한 달 동안 신고된 99건보다 3.6배 이상 많았다. 해당 지역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도 해제 이후 84건으로 해제 직전 한 달 동안 13건에 비해 약 6.5배가량 늘었다.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지역은 잠실동으로 총 135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특히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의 거래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세부적으로는 리센츠 38건, 엘스 34건, 트리지움 30건이 신고됐다. 이어 삼성동 86건, 대치동 71건, 청담동 61건 순으로 많았다.


해당 조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2주가 지난 시점에 이뤄져 이후 신고 건은 추가될 예정이다. 현행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은 부동산 계약 이후 30일 내 신고해야 한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아 있어 거래량은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규제지역 재지정으로 인해 수도권 부동산 거래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라며 "이번 조정이 일시 숨 고르기일지,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