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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6% 가까이 하락하며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중국이 보복 조치로 맞서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개인이 1조6479억원, 기관이 252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모두 파란불을 켰다. 삼성전자(-4.81%), SK하이닉스(-9.28%), LG에너지솔루션(-2.13%), 삼성바이오로직스(-5.71%) 등 주요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4일(현지시각)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이후로 5년 만에 최악의 날을 맞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50%, S&P500 지수는 5.97%, 나스닥 종합지수는 5.82% 급락하며 마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방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 긴장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시장을 되돌릴 수 있는 호재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높은 변동성 구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현재 진행 중'이고 투심을 진정시켜 줄 만한 '호재'거리가 당장 보이지 않는다"며 "글로벌 전체가 미국발 관세 '치킨게임 및 죄수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고 이제 시작이기에 아직 결론을 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만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상·하로 꽤 큰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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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6.09포인트(5.25%) 하락한 651.3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0.37포인트(2.96%) 떨어진 667.02에 출발해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201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26억원, 79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클래시스가 8%대,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휴젤, 파마리서치가 7%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에코프로비엠 코오롱티슈진 에코프로 등이 5%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9시12분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의 조치다.
환율도 움직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에 마감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치다. 장중 1471.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1,43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하루 만에 급등하며 낙폭을 모두 되돌린 것이다.
환율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고율 상호관세 부과 선언과 중국의 34% 보복관세 발표가 맞물리며 무역전쟁 공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1까지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도 장중 1010원을 돌파해 약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