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온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남편의 사연에 오은영이 오열했다. /사진=MBC '결혼지옥' 제공
홀로 온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남편의 사연에 오은영이 오열했다. /사진=MBC '결혼지옥' 제공

독박육아로 고군분투 하는 남편 사연에 오은영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 7일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뇌출혈로 먼저 떠난 셋째, 모야모야병으로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아픔에도 가족들을 지키려 애쓰는 남편이 찾아왔다.


남편은 아내와 2008년 결혼해 4명의 아이를 낳을 정도로 금슬이 좋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내가 자신보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 귀여운 질투까지 했다는 남편은 가족 6명이 사랑으로 뭉쳐 하루하루가 행복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6년 전 큰 사건이 일어나 가족의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큰 사건이 있고 난 뒤에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는 남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오은영 박사의 조언을 얻고 싶어 출연했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남편은 이른 아침 익숙한 듯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했다. 손수 부친 전과 수제 햄버거로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는 아빠 곁에서 첫째 아들은 간식으로 먹을 과자를 챙겼다. 남편은 2016년 3세였던 셋째 아이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그는 "아이가 3살 때 어린이집에서 좀 이상하다고 하는 거다.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모야모야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외상 없이 뇌 속 혈관이 막히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이후 큰 병원으로 옮겨 두 차례의 뇌 수술을 받았지만, 진단을 받은 지 1년 만에 아이는 끝내 부모의 품을 떠났다. 아침부터 수준급 요리 실력을 뽐내던 남편은 하늘로 떠난 셋째 아이의 봉안당에 가기 위해 아이가 좋아했던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엄마한테 인사하자"며 가족들을 방으로 이끈 남편. 그 방 안에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가 있었다. 남편은 "셋째가 (하늘로) 떠나고 유전적 요인이 있으니까 (병원에서) 가족들 다 검사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아내가 모야모야병이 있더라"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이어 "명절 때 부산에 내려갔는데 처형한테 처음에 전화가 왔다. 아내가 아팠던 적이 있냐고 (묻길래)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아내가) 쓰러져서 응급실로 가고 있다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아내는 뇌출혈로 인한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남편의 안타까운 사연에 오은영 박사는 물론 모두가 눈물을 쏟았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직접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아내 눈동자 운동 시켜준다고 영상을 보여주면 눈이 피로한지 얼마 못 보다가 눈을 감더라. 계속 훈련을 시키고 있었는데 애들이랑 놀러 갔다 온 영상이 17분 정도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안 감고 보더라"며 아내를 향한 깊은 애정과 진심을 드러냈다. 셋째 아이를 떠나보낸 뒤, 남편은 일상 속 가장 평범한 질문조차 상처로 다가왔다고 털어놓다. "아이들이 몇 명이냐"는 물음이 자신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었다며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그런 질문만큼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바람을 전했다.

오 박사는 현재 남편은 우울감 및 만성 수면 부족으로 인해 피로가 쌓여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는데. 이어 아내를 위해 모든 것을 남편이 직접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스스로 시간과 체력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것을 인정하며 이것이 아내에 대한 사랑은 별개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