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자미술관 기획전 '오늘, 분청' 모습. /사진제공=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미술관 기획전 '오늘, 분청' 모습. /사진제공=한국도자재단

맑고 투명한 비취색의 고려청자와 단아한 백색의 조선백자 사이,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꽃피운 도자 양식 '분청'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도자재단은 10일 경기도자미술관 제2·3전시실에서 기획전 '오늘, 분청'을 개막하고 오는 8월 17일까지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분청의 세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분청사기는 '분장 회청 사기'의 준말로 '회청색 사기에 백토로 분장한 도자기'라는 뜻이다. 조선 초기 약 200년간 제작됐으며 자유로운 형태와 대담한 기법, 서민적 정서와 해학적인 표현으로 '가장 한국적인 도자'라고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한국 도자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 작가들의 시각에서 재조명한 현대의 분청 작품 전시를 통해 그 예술적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20대 신진 작가부터 70대 원로 작가까지 다양한 세대의 도예가 27명이 참여해 현대 분청의 경향과 개성을 담아낸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부 '분청의 속내', 2부 '분청의 표정', 3부 '분청의 몸짓'과 에필로그 '분청의 숲'으로 구성된다.


'분청의 속내'에서는 현대 분청 작품을 통해 풀어낸 현대인의 삶과 사회, 사상과 미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청의 표정'에서는 현대 분청 작업에서 구현된 조형 요소에 집중해 작품의 독자적인 면모를 탐색한다.

'분청의 몸짓'에서는 작가들의 행위를 통해 형성된 작품의 표현 양식과 움직임을 살펴본다. 에필로그 '분청의 숲'에서는 한국인의 미의식에 깊이 자리한 '자연'을 주제로 도자 회화 작업과 분청 기법을 응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주요 작품으로 미술관 로비에서 한국 현대도예의 흐름을 형성한 원로 도예가 신상호(1947년생)의 '아프리카 시리즈–헤드'와 신진 작가 정용욱(1998년생)의 '흔적'을 함께 전시한다. 두 작품 모두 분청 양식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5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계속되는 작가들의 고민과 세대를 잇는 예술의 여정을 느껴볼 수 있다.

2층 로비에서는 변승훈 작가의 대형 분청 설치작업 '대들보를 올려라'를 공개한다. 이 작품은 2008년 화재로 훼손된 숭례문의 형상을 '무'(無)의 문자 형태와 결부해 표현하며 역사적 상처와 재건 의미를 담아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분청은 한국 도자의 역사 속에서 독창성과 실험정신, 생활 속 정서가 담긴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