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이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마로스 셰프코비치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담을 갖는 등 중국과 EU가 미국의 상호관세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글로벌 CEO 회담에 참석한 왕원타오 부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이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마로스 셰프코비치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담을 갖는 등 중국과 EU가 미국의 상호관세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글로벌 CEO 회담에 참석한 왕원타오 부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과 상호관세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EU(유럽연합)와 아세안 등 다른 국가들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마로스 셰프코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위원과 화상 회담을 갖고 경제·무역 협력 강화와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리창 국무원 총리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같은날 통화한 점 등 양측 지도자들이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고 무역·투자 협력을 심화할 것을 강조했다. 리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는 7월 중·EU 정상회담 개최를 약속했다.

왕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중국은 협상과 담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를 원하지만 만약 미국이 고집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EU가 다자무역 체제를 함께 유지하고 무역 자유화를 통해 세계 경제와 무역에 안정성과 확실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셰프코비치 위원은 미국의 관세 인상이 국제 무역과 EU, 중국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미국은 전 세계 상품 무역의 13%에 불과하고 EU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WTO 회원국들과 함께 글로벌 무역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각국을 상대로 관세 압박에 나선 이후 중국과 EU는 협력을 서두르면서 공동 대응을 찾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달 28일에도 중국을 방문한 셰프코비치 위원과 회담을 갖고 전기차 반보조금 안건과 관련한 가격 약정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중국은 EU산 브랜디 반덤핑 조사 시한을 연장하는 등 그동안 유럽과의 무역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EU 외에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도 미국 관세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9일 아세안 순회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틍쿠 자프룰 아지즈 투자 통상산업부 장관과의 화상통화에서 중국과 아세안의 경제·무역 협력 강화와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공동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왕 부장은 자프룰 장관과의 통화에서도 미국의 관세 조치를 비난하고 중국이 끝까지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세안의 다자무역 체제 유지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이에 자프룰 장관은 미국의 정책이 WTO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아세안 각국과 협의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