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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속아 전 재산을 날릴 뻔한 60대가 경찰의 신속한 대처 덕에 피해를 면했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쯤 전남 광양경찰서에 "남편이 통장을 다 들고 서울로 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60대 남성 A씨는 개인정보 유출로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는 전화를 받고 퇴직금 등 자신의 전 재산 6억원이 담긴 통장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A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속였고 A씨를 서울로 향하게 했다.
신고 전화를 받은 112상황실 근무자 기호필 경위는 A씨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것을 눈치챘고 피해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기 경위는 여러 차례 전화를 남겼으나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 경위는 A씨가 보이스피싱범들에게 속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계속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을 위해 노력했다.
간신히 연락에 성공했지만, A씨는 기 경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기 경위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수법을 자세히 설명했고 서울로 올라가던 A씨의 차량을 천안휴게소에 정차하도록 유도했다. 휴게소에 정차한 A씨는 기 경위와 긴 통화를 거쳐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후 협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는 A씨의 휴대전화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심어놓은 악성코드를 발견했다.
A씨는 "죄를 지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범죄 피의자로 연루됐다고 하니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며 "퇴직금 등 전 재산을 빼앗길 뻔해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안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가 다양화하고 피해액도 커지는 만큼 모르는 문자 메시지 링크는 접속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