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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을 공식화하고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금융사고 후유증을 겪는 가운데서도 증권사 '빈익빈 부익부' 심화로 인가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내년까지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12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금융위원회가 올해 3분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추가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하겠다고 밝힌 뒤 종투사 도전을 논의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기업신용공여(3조원) ▲발행어음(4조원) ▲8조원(종합투자계좌·IMA) 등 업무를 맡을 수 있다. 금융위는 이 중 4조원(발행어음)과 8조원(IMA) 종투사 신청서를 3분기 중 받겠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4년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5조4945억원이다. 발행어음 사업 요건에 해당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이하 만기 어음으로 자기자본 2배까지 팔 수 있다.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4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한다. 삼성·키움·하나·메리츠증권 등도 인가받지 않았지만 자기자본 요건을 갖췄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300억원 규모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손실 사고로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금융사고 수습이 아직 진행 중인데도 내민 도전장에는 '뒤처지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과 대형뿐 아니라 10대 증권사 내에서도 상위권 증권사 영업익이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영업익 상승률을 업계 1~2위인 미래에셋증권(122.4%)과 한국투자증권(93.3%)에 비교하면 신한투자증권(47.1%)은 절반 수준이다. 순위도 2023년에 이어 여전히 8위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는 내년부터 사업 계획과 본인 제재 이력(사회적 신용) 요건을 신설하는 등 종투사 인가 문턱을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신청서 제출 여부를 논의해 결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초대형IB 준비를 해도 내부통제 강화 기조하에 진행하는 것이고 현재 최우선 과제는 내부통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