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콘솔 기기에 대한 고관세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관련 시장의 고심이 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콘솔 기기에 대한 고관세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관련 시장의 고심이 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게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콘솔 기기에 대한 막대한 세율을 유지하면서 미국 시장이 침체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콘솔 게임으로 세계 시장을 노리던 국내 게임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최근 스마트폰, 노트북, 메모리칩, 반도체 장비 등 20개 품목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지만 닌텐도 스위치2,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에스 등 주요 콘솔 기기는 언급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을 견제하기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나라에 대해선 한시적 유예 결정을 내리면서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는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콘솔 하드웨어의 생산 원가 및 소비자 판매가는 인상 압박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 게임기 제조사 닌텐도는 신작 콘솔 '스위치2'의 사전 예약 일정을 미뤘다. 콘솔 게임에서 절대적인 미국 내 유통 및 출시가 흔들리면 콘솔 게임 시장 전체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성명을 통해 "관세 부과는 게임 콘솔 제조업체와 개발자, 유통사뿐만 아니라 유저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미국 게임 산업 전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소비자 접근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해당 플랫폼을 주력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 게임사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최근 몇 년 간 콘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다.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서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 '스컬'·'산나비' 등이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넥슨의 야심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전문 유통사인 영국 파이어샤인을 통해 북미 콘솔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콘솔 게임에 필요한 CD 디스크 판매 유통라인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콘솔 기기 가격이 오르면 신규 이용자 유입이 둔화되고 타이틀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장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 같다"이라며 "이미 콘솔 기기를 사놓은 유저들이 게임을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태가 길어지면 새로운 콘솔 기기에 대한 교체 시기가 늦춰지면서 시장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해도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르면 이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향후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대외 경제 정책 전반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만큼 관세 정책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