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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이 계열사인 동원F&B 상장 폐지를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사업구조를 재편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침체된 내수시장과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도 분석된다.
지난 14일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된다.
이번 주식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주도적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해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이뤄졌다. 국내 식품 시장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내수 침체, 경쟁 심화의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글로벌 진출이 필수다.
동원산업은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이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꾀하고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기준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릴 계획이다.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2024년 기준 0.3%(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인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의 판로 개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기존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스테디셀러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고 통합 R&D를 통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인다.
동원F&B는 동원산업 산하의 참치어획∙캔가공 자회사인 세네갈의 스카사, 캅센(CAPSEN.SA) 등과 협업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력 부족 등으로 동원F&B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글로벌 대형 M&A도 지주사 주도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2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