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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풍의 석포제련소가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영풍전자 , 코리아써키트, 시그네틱스 등도 실적이 좋지 않아 영풍그룹을 이끄는 오너 일가의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풍전자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은 1844억원으로 2023년 4672억원 대비 60.5%(2829억원) 급감했다. 영풍전자 매출은 ▲2022년 7202억원 ▲2023년 4672억원 ▲2024년 1844억원으로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돼 2021년 이래 3년 만에 영업적자 412억원, 당기순손실 141억원을 기록했다.
영풍전자는 (주)영풍이 전체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장형진 고문이 영풍 회장 취임 당시 반도체 부품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회사다. 1995년 영풍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2000년 사명을 유원전자에서 지금의 영풍전자로 바꿨다.
영풍전자는 영풍그룹 '오너 2세' 장세준 부회장이 경영하기도 했다. 장 부회장은 2010년 영풍전자에 부임한 이래 구매 총괄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를 맡아 2017년까지 재직했다.
영풍전자 실적 추락 배경에는 애플 벤더(협력사)에서 퇴출된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전자는 수년간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생산했으나 2022년에 납품한 부품에서 불량이 발견됐다. 2023년 일부 애플 기종에는 부품을 납품했으나 지난해는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로 인력이 대거 유출됐다고도 알려져 시름을 더한다.
모회사 (주)영풍도 적자 상황을 겪고 있다. 연결기준 (주)영풍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607억원, 당기순손실도 3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영풍이 운영하는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데 이어 황산가스 감지기를 꺼놓은 채 생산한 사실이 적발돼 10일 추가 정지가 부과됐다.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석포제련소 폐쇄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다른 전자부문 계열사도 실적이 안좋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코리아써키트는 2023년 -321억원, 2024년 -331억원 등의 영업적자를 잇따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283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시그네틱스 역시 매출액이 1181억원으로 2022년 2876억원 대비 절반 이상(58.9%) 축소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노력이 미흡해 보인다"며 "영풍 오너일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