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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 배당 확대, 대북 사업 성장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다. 최근 주주 환원 정책에 속도를 낸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173.2% 증가한 2257억원을 기록,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2000억원 돌파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0.9% 증가하면서 2조8853억원으로 올랐다.
본원 경쟁력인 물품 취급 장비 제조 부문과 설치·보수 부문에서의 매출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취급장비 제조 부문 매출은 1조7204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다.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불황 속에서도 매출 선방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후 엘리베이터를 교체·리모델링하는 유지 보수 부문은 건설업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개정된 승강기안전관리법 시행 이후 15년 이상 된 승강기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의무화되면서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은 5937억원으로 2년 사이 약 38% 늘었다.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의 신뢰도 두터워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11월 2023~2027년에 해당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상적 이익과 별도로 일회성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에 활용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주당 배당금은 가파르게 늘었다. 보통주(1주) 기준으로 배당은 ▲2022년 500원 ▲2023년 4000원 ▲2024년 5500원으로 확대됐다. 2년 사이에 11배가 오른 셈이다. 시가 배당률 역시 같은 기간 1.7%에서 9.3%까지 뛰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선 주주환원정책 실현을 위해 3월, 6월,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에 이사회 결의로 배당이 가능케 정관을 변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 의지를 내보인 것도 호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자회사인 현대아산은 대표적인 대북 사업 전담 기업이다. 금강산 관광 독점권·개성공단 개발권·백두산 관광 및 동해선, 경의선 연결 등 7개 분야에 대한 포괄적 사업권을 갖고 있다. 북미 관계가 호전되고 남북 관계가 유연해지면서 관련 사업 역시 재개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김정은과 환상적으로 잘 지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소통이 되고 있고,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마도 어느 시점에 우리는 뭔가 할 것"이라며 양국 간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다양한 호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기준 보름새 약 22%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성장과 고배당, 북미 외교 관계 등의 지정학적 요인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시장 주목도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계 침체에 따른 실적 부담은 있지만 영업이익을 최대한 확보해 주주환원정책과 연계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