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미국의 자동차 부품 고율관세 조치에 미국 내 타이어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지난 2월 '금호 윈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의 모습. /사진=금호타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부품에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현지 타이어 판매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경기 용인 소재의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서 "관세 부과에도 미국 투자는 최우선 순위"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공장 옆에 빈 부지를 확보해둔 상태로 향후 증설 시 빠른 결정이 가능하다"며 "관세 장기화 시 현지 생산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미국 공장은 연간 약 350만개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격 인상 가능성도 언급됐다.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 연간 1500만개 타이어를 판매 중인데 이 가운데 1150만개는 관세 부과 대상"이라며 "현지 유통망과 가격 대응 시나리오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자국 내 타이어 자급률은 30%에 불과해 관세 인상 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행사에서 금호타이어는 유럽 신공장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정 대표는 "엑스타 제품이 유럽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생산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중 한 곳을 신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각국의 관세 정책과 공급망 조건,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유럽 환경 규제에 대응해 태양광 설비 도입과 CO₂ 배출 저감 설계도 포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