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적 긴장을 느낄 때 의식을 잃거나 식은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은 흔히 공황장애나 뇌전증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미주신경성 실신일 가능성이 높다.
20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급격히 낮아진 혈압 때문에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을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한다. 어느 나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노인에서 나타나는 실신은 특정한 질병의 한 증상이거나 복용 중인 약물의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여러 가지 유발 요인에 의해 심장 박동수와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계에 비정상적인 반응이 일어나며 발생한다. 주로 극심한 신체적 스트레스와 감정적 긴장을 일으키는 일들이 원인이 된다. 오랜 시간 서 있기,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항고혈압제·이뇨제·항우울제와 같은 약물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실신 전에는 아찔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형적인 전조 증상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기도 하며 피부가 창백하고 축축해지는 것이다. 시야가 좁아져 마치 터널 같은 시야가 되며 식은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주신경성실신은 대부분 인체에 무해하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실신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부상 위험이 높아 실신 예방을 위해 의사의 진료를 받고 실신을 유발한 요인을 규명해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인 혈압약(메토프롤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약물은 실신을 초래하는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여 실신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일부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들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시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는 심장박동을 조절해주는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것이다. 실신 빈도가 1년에 5회 이상이면서 실신으로 인해 심각한 신체적 손상이나 사고를 경험한 40세 이상의 환자에게서 추천된다.
서울대병원은 "탄력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혈압을 상승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염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장기간 서 있는 것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