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을 사망케 한 30대 남성이 범행 뒤 매장 과자 더미에 흉기를 숨긴 후 태연히 담배까지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미아역 인근 할인마트. /사진=뉴스1

서울 지하철 4호선 강북구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을 사망케 한 30대 남성이 범행 뒤 매장 내 과자 더미에 흉기를 숨기고 태연히 담배를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2일 살인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피해자가 병원 이송 후 사망해 A씨의 혐의는 살인미수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범행 후 해당 마트에 진열된 과자 더미 사이로 흉기를 숨기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해 담배를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담배를 피우며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다가온 경찰에게 "담배 피우고 갈테니 기다리라"고 말했다.

범행 과정에서 마트에 진열된 소주를 다량 마신 A씨는 1차 조사에서 횡설수설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정신병력을 조사하고 마약을 포함한 약물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동시에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한 목격자는 "그 남자(피의자 A씨)가 담배를 꺼내더니 골목 담벼락에 기댔다. 누군가랑 너무 태연하게 통화했다"면서 "그 남자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르면서 '들어가, 들어가' 소리를 치고는 흉기를 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오니까 '담배 피우고 갈 테니 기다려'라고 말했다. 흡연을 끝낸 후 경찰에 제압돼 호송됐다"며 "체포되면서도 담배를 피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6시20분쯤 미아역 인근 마트 내부에서 행인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흉기에 찔린 6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인근에 있던 40대 여성은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체포 당시 인근 정형외과 환자복을 입고 있었으며 피해자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파악됐다. 또 범행 직전 마트 내부에 있던 칼 포장지를 뜯어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