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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 양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저조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의 요인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미국이 지난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한 것 역시 실적 하강에 영향을 줬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사업 매출은 14조9630억원, 영업이익은 4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판매가격 상승과 원가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나, 과거 호황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철강업계 전성기로 불렸던 2021년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335억원이다.
현대제철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5조5635억원으로 6.5% 감소했고, 544억원의 순손실도 냈다.
두 기업 모두 철강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선 전방산업인 건설업계 침체로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 건설자재용 철강은 전체 내수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데, 주택 분양 및 착공이 줄면서 철강 출하량도 동반 감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거용 착공 면적은 2690만㎡로 예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몇년 째 지속되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공세는 철강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국내 제품 대비 30% 저렴한 후판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해온 바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정부에 중국산 후판과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까지 단행했다.
고환율로 원재료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품 생산을 위해선 철광석,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 수입이 필요해서다. 올해 147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지금도 1430원대에 머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계약 이후 수출까지 2~3개월의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하락세는 지금보다 더 심화할 전망이다.
기업 내부사정 등의 변수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줬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온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올해 2월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등으로 심화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당진과 인천, 순천공장의 일부 설비 가동이 중단돼 판재류 등의 제품 판매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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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 모두 지속적인 시장 개척 및 투자를 통해 지금의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 최대 철강그룹인 JSW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고도 발표했다. 미국 제철소 공동투자를 통해 글로벌 통상환경 위기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 투자를 발표했다. 해당 생산기지는 규모는 연산 270만톤으로 직접환원철 생산 설비인 DRP부터 전기로, 연주, 압연 등의 설비가 완비됐다. 또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자동차강판 공급을 목표로, 고객사의 탄소저감 소재 니즈에 대응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