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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위탁개발생산)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ADC(항체·약물접합체) 위탁생산(CMO) 수주를 따내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알렸다. 기술 장벽이 높은 ADC 분야에서의 수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 경쟁력 입증이자 ADC CDMO 사업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4일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 및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으로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 ADC 생산시설 가동을 본격화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첫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2022년 6월 출범 이후 신규 수주가 전무했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선발주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왔다. 2022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생산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295억원)에 인수했다. 2023년부터는 ADC 전용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지난 3월 준공된 ADC 생산시설에는 약 1억달러(약 1432억원)를 투입했다.
기술 장벽이 높은 ADC 분야에서 첫 계약을 체결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ADC는 특정 항체에 화학 약물인 페이로드를 링커로 접합한 형태로, 기존 항체의약품보다 구조가 복잡해 개발 및 제조가 까다롭다. 특히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대규모 설비가 요구돼 제약사들은 자체 생산보다 CDMO 기업을 통한 외주 생산을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CDMO 시장 내 ADC 분야는 기술 난이도와 공정 복잡성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시장 선점 기회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루츠애널리시스에 따르면 글로벌 ADC 위탁생산 시장 규모는 2023년 17억9000만달러(약 2조5633억원)에서 2030년 37억3000만달러(약 5조341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ADC CDMO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롯데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경보제약이다.
cGMP 기반 ADC 생산라인 완비… 추가 수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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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주는 ADC 생산시설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주효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000리터 규모의 접합 반응기를 구축했다. 향후 인천 송도에 총 36만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1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CDMO 강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0리터 규모의 접합 반응기와 정제 라인 1개를 구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ADC 생산시설은 c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시설로 통합된 생산 및 정제 라인을 갖췄다. 자체적인 품질관리(QC) 시험과 특성 분석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항체 전처리부터 자동화된 원료 무균충전까지 가능한 싱글유즈 시스템으로 전 공정에서 효율성을 높였다. 싱글유즈 시스템은 생산시설 사용 후 어셈블리 전체를 폐기해 세척·멸균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처리 시간이 짧고 생산성이 높다. 멸균된 사전 검증 구성품을 사용해 교차 오염 위험도 최소화하며 제품 무결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효율적인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를 앞세워 글로벌 CDMO 시장 공략에 나선다. 솔루플렉스 링크는 약물융합기술 기반 바이오 벤처인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한 링커(Linker) 기술로, ADC 치료제의 대표적인 단점인 불안정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항체와 페이로드에 활용이 가능해 생산 수율과 치료 효율을 동시에 높여줘 ADC 신약 개발사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GMP 기준에 맞춘 생산시설과 다양한 고객 요구사항에 대응가능한 원스톱 시스템 구축은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18년 이상 생산경험이 있는 바이오 전문 인재들이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