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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부진했던 비계열 매출 확대에 나선다. 다음 달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가 예정된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 1분기 매출 14조7520억원, 영업이익 776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4%, 4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317억원으로 19.6% 늘었다.
해외 수주 성과도 긍정적이다. 1분기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20억8400만달러(약 2조9900억원) 규모의 핵심 부품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제시했던 74억4000만달러(약 10조6700억원)의 약 30% 수준이다.
1분기 호실적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선주문을 늘린 영향이 컸다. 1분기 수주액의 94%에 해당하는 19억6400만달러(약 2조8100억원)가 북미 지역에서 발생했다.
수주 목표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분기부터 직접적인 미국의 관세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오는 5월3일에는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가 부과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논캡티브(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외부시장) 매출을 확대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목표한 논 캡티브 매출은 93억3500만달러(약 13조5000억원)였지만 실제 실적은 25억6900만달러(약 3조7500억원)에 그쳤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02년 장쑤성 모듈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 현재까지 베이징과 톈진 등에서 모듈과 핵심부품을 생산 중이다.
지난해 중국 생산법인은 사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베이징 현대모비스와 장수 모비스의 합산 매출은 2조3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순이익은 38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생산 물량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만 2억달러(약 2860억원)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상하이GM과 둥펑푸조-시트로엥에 통합형 스위치모듈(ICS), 광치미쓰비시에 헤드램프, 길리차에 음향 시스템, 베이징차와 BYD에는 전동식 조향장치(MDPS) 등을 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 중 유일하게 '2025 상하이 모터쇼'에도 참가했다. 프라이빗 부스를 마련해 일반 관람객보다 현지 업체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고객사 위주의 영업에 집중했다. 중국 연구소에서 개발한 AR-HUD(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사운드 데모카 등 현지 특화 기술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상하이 모터쇼를 계기로 현지 업체와의 접점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고객사를 방문해 기술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중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중국 매출 대부분은 계열사 물량에서 나오는데 규모가 크진 않다"면서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꾸준히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비하면 이제 막 물꼬를 터 가는 단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