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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8년새 가입자 2배로… 쑥쑥 크는 '대한민국 상조시장'
② "추석 성묘? 이젠 디지털로"… 변신하는 상조업체들
③ "먹튀, 걱정돼요"… 상조업 가입 전 주의해야 할 점은?
① 8년새 가입자 2배로… 쑥쑥 크는 '대한민국 상조시장'
② "추석 성묘? 이젠 디지털로"… 변신하는 상조업체들
③ "먹튀, 걱정돼요"… 상조업 가입 전 주의해야 할 점은?
#. "우리 딸, 오랜만이네. 잘 지내지? 많이 보고 싶었어." 아빠의 얼굴이 보인다. "못 보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다행이네" 아빠는 말을 잇는다. 이윽고 딸의 얼굴엔 미소와 눈물이 겹친다. 딸은 400인치 대형 스크린 앞으로 다가선다. 아빠와의 재회는 AI(인공지능) 기술로 완성됐다. 아빠를 닮은 AI휴먼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안부를 물을 수도 있고 대화할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의 영역은 그렇게 희미해졌다.
선수금 8조원 시대를 연 상조업계가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하며 또 다른 미래를 그리고 있다. 추모 공간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거나 24시간 모바일 장례접수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편의를 증대하고 있다. 외형 확대를 넘어 질적 성장을 이뤄내 장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DNA 수혈하자… 바빠진 상조사들
상조사들의 미래 핵심 전략은 단연 디지털 전환이다. 대형 상조업체 보람상조는 올해 초 상조업계 주요 트렌드로 온라인 추모 증가, 추모품의 다양화를 지목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추모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진단에서다.이에 상조사들은 디지털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고인에 대한 존중과 남겨진 이들에 대한 배려를 담은 서비스는 이어가되 대세로 떠오른 비대면, 디지털 기술을 곳곳에 적용하는 식이다. 대형 상조업체 관계자는 "엄숙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장례가 진행돼 새로운 기술 접목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현재 상조업계는 디지털 변화 과도기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1인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고 2030세대들 역시 일찍이 자신의 상조에 가입하는 등 미리 준비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어 타 상조사들과 경쟁을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 제공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 품은 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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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사들은 고객이 접하는 상조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고객의 편의성을 확대하고 크게는 새로운 장례문화를 조성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24시간 모바일 장례 접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AI상담 서비스 '챗봇'도 운영 중이다. ▲상조·전환 상품 안내 ▲멤버십 서비스 안내 ▲24시간 장례 접수 ▲상담 문의 등을 버튼형 선택 상담 서비스로 탑재했다.
AI추모 서비스, 디지털 추모관도 있다. 보람상조는 장례가 끝난 후에도 남아 있는 이들이 고인을 기리고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온라인 추모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추모앨범 ▲추모 편지를 보낼 수 있는 하늘편지 ▲고인과의 사진을 저장하는 추억 보관함 등으로 구성됐다.
프리드라이프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인의 모습을 구현하고 대화까지 할 수 있는 AI추모서비스 '리메모리'를 선보이고 있다. '리메모리'는 생전에 전용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추모 대상자를 딥러닝 기술 활용해 가상인간을 구현함으로써 사후에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기념일 등 지정된 날짜에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도록 문자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리드라이프는 남겨진 이와 떠난 이의 만남을 통해 삶에 대한 존중은 물론 생전 후회를 해소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교원라이프 역시 연내 디지털 추모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만 잘하면 안된다" 신사업 확대
상조사들의 디지털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은 건 신사업 확대의 일환이다.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본업만 잘해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영향을 미쳤다. 장례 서비스를 위해 납입한 금액을 해외여행, 웨딩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는 '전환 서비스'를 강화하는 건 물론 보람상조는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을 통해 고인의 머리카락이나 분골, 손발톱 등 생체원소를 수집, 사파이어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상조를 강화하면서 이와 관련한 신사업 돌파구를 모색하는 추세"라며 "결국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모든 상조사들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