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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 시장은 위기다.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불경기와 고물가라는 악재를 만나 성인 교육 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치며 온라인 플랫폼으로 체질개선을 시작했지만 소수 업체를 제외하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교육 기업들은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디지털 학습으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티맥스그룹의 교육·지식 플랫폼 전문 기업 '티맥스알지' 역시 단순 전자책인 E북의 개념을 넘는 앱북(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 등 단말 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실행되는 전자책) 시대를 열고 있다.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최성기 대표를 만나 티맥스알지의 비전을 들어봤다.
디지털 교과서 진출… 사업 파트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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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알지는 1997년 태동한 티맥스그룹의 계열사로 교육 사업이 주력이다. 티맥스그룹은 전사적 차원에서 슈퍼앱(여러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내 통합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앱) 개발을 추진 중인데 티맥스알지는 교육 쪽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최성기 대표는 공공 교육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교육부가 오는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및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과학 등 모든 교과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설립된 티맥스알지는 생애 전 주기에 필요한 지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지식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디지털 교과서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재빨리 해당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디지털 앱북을 기획하고 개발했고 디지털 교과서를 공략하는 플랫폼은 아니었다"며 "작년 말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서를 언급하자 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해 이에 특화된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뀐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최 대표는 "기존 공교육은 사교육 에듀테크(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결합한 산업) 기업들 진입에 폐쇄적이었으나 지금은 문호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공교육이 제공한 콘텐츠나 자원에 한계를 느껴 대전환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디지털 교과서 선정을 위한 심사에 돌입한다. 교과서는 기술 심사와 내용 심사를 거치는데 티맥스알지는 입찰에 참여하는 교과서 업체들의 기술적 부분을 담당한다.
최 대표는 "에듀테크가 아닌 업체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술"이라며 "교과서 업체들이 어떤 파트너를 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디지털 교과서 가이드라인을 보면 어려운 기술들이 포함된 만큼 기술적인 품질을 단기간 내 담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티맥스알지의 디지털 앱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티맥스알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미래엔 ▲길벗 ▲성안당 ▲알투플러스 ▲지앤지패럴랙스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디지털 앱북 제작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앞으로 협력 파트너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교과서 시장, 티맥스 성장의 발판… "교육 불평등 해소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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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교과서 시장은 티맥스알지의 성장을 위한 포석이다. 디지털 교과서에서 기술적인 공신력을 인정받으면 참고서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다. 최 대표는 "교과서 시장이 바뀌면 참고서 시장이 변화할 것"이라며 "학교에서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하고 AI 튜터가 자기 수준별 학습을 진행하는데 서점에서 종이책을 사진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교과서 시장보다 더 큰 참고서 시장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서적 출판 업체 '아름다운 샘'과 MOU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동 기획해서 개발 중"이라고 했다. "공교육에 먼저 진출하면 티맥스알지의 기술력과 서비스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홍보가 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민간 및 글로벌 서비스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디지털 교과서에 진출하면 AI 학습에 필수적인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유리하다. AI는 여러 사용자들의 특성을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공교육 과정을 밟는 학생들이 티맥스알지의 서비스를 체험하면 빠르게 AI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최 대표는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티맥스알지는 현재 네 가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메타버스 및 AI 등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DIY(자율 출제 학습)가 가능한 맞춤 학습 플랫폼 '알지 스터디', AI 기술과 지식 DB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학습 관리가 가능한 교육 플랫폼 '알지 클래스'와 3D 메타 기술이 적용된 인터랙티브 디지털 앱북 제작 플랫폼 '알지 A-북', 문제 자동 생성 서비스 '슈퍼이그잼' 등이다.
이를 통해 지식을 가진 사람들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어려운 코딩 없이 지식만 있다면 필요한 앱을 만들 수 있다. 최 대표는 "콘텐츠 하나 제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저희는 오픈 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수익성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교육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교육이 여러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맞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전쟁이나 소득 격차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가운데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표는 "이 같은 목표가 티맥스알지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 같다"며 "교육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도 격차 없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뛰어난 AI 튜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AI 튜터를 슈퍼타 강사로 만들어서 제공해주는 게 목표"라며 "이것이 실현된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식 불평등이 없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로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전 미래전략실장 I 비상교육 (2014.11~2017.10) ▲전 전략기획실장 I 아이스크림에듀 (2017.11~2021.11) ▲현 KERIS 표준개발위원회 위원 (2020. 01~) ▲현 대표이사 I 티맥스알지 (202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