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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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공룡 은행, 슈퍼앱으로 토스 뛰어넘을까
②토스로 택시 부르고 네이버페이로 부동산 한다
③금융지주 증권사 MTS, '은행 따라가기' vs '홀로서기'… 고객 점유율 승자는


#. 직장인 이지나(31·가명)씨는 매일 아침 앱에 들어가 오늘의 운세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출퇴근 길에는 만보기 걸음수를 채워 포인트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오전 업무를 보곤 외근을 위해 택시도 호출했다. 퇴근 후엔 공동구매로 그동안 구매를 미루고 미루던 생필품도 저렴하게 구입했다. 이씨의 하루부터 끝을 함께한 건 바로 토스 앱. 이씨는 "송금, 이체 등 간단한 금융 서비스와 재테크는 물론 이젠 웬만한 서비스를 앱 하나에서 다 처리할 수 있어 간편하다"고 말했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사가 금융 플랫폼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변신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전통 금융사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등 존재감도 커졌다. 빅테크사들이 앱을 키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접목해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는 건 물론 이를 통한 부가 수익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키우고 자산관리까지

사진=토스
사진=토스

네이버페이·토스는 '국민 필수앱'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기존엔 단순 결제, 송금,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한발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앱에 담아 고객이 자사 앱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걸음수에 따라 포인트를 얹어주는 리워드(보상) 서비스는 물론 쇼핑, 대중교통 이용까지 다양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뱅킹서비스 부문 MAU(월간 활성화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토스(1519만명)로 KB스타뱅킹(1214만명), 신한쏠(923만명) 등을 앞질렀다. 웬만한 전통 금융사 보다 빅테크의 몸집이 더 커진 모습이다.

토스는 지난해 12월 앱에 ▲택시 타기 ▲자전거·킥보드 타기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모빌리티 슈퍼앱으로의 도약을 위한 첫발을 뗐다. 토스의 택시 타기 서비스는 현재 VCNC가 운영하는 콜택시 서비스 '타다'와 연계했으며 전기자전거는 지바이크(지쿠), 킥보드는 올룰로(킥고잉)와 각각 손을 잡았다.


앞으로 이동을 원하는 이는 각 호출 앱을 다운받지 않고 토스 앱에 들어가 해당 교통수단을 신청, 이용하면 된다. 토스는 이외에도 지난해 3월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말 앱 개편을 통해 결제를 넘어 증권·부동산까지 품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포했다. 지난해 3월 자사 앱에 삼성페이 서비스를 연동하며 결제 부문을 강화한 데 이어 증권, 부동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지난해 8월 팀네이버 컨퍼런스에서 "결제를 넘어 기술 기반의 종합 금융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객 잡고 사업 확대까지 쏠쏠

사진=네이버페이
사진=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 토스가 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건 모바일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함이다. 전통 금융사와 달리 모바일이 유일한 승부처인 만큼 이용자를 앱으로 끌어들이고 장시간 묶어두기 위해 타사와 비교되는 핵심 콘텐츠를 키우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서비스 편의성, 앱 접근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고객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솔깃한 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본업은 키우면서 수익성, 사업 확대까지 노릴 수 있다. 실제 네이버페이의 3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결제액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전분기 대비 4.4% 증가했다.

삼성페이 서비스를 앱에 연동한 게 주효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예약 및 주문 결제액의 성장세로 오프라인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토스가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 운영사 VCNC는 2021년 토스가 지분 60%를 매입했다. 토스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이동 경험을 확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택시 호출앱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모빌리티 시장 틈을 파고들어 연계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토스가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기업공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상장 준비에 나선 만큼 기업가치 상승,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서라도 앱 키우기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금융사 앱은 금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여러 제휴를 통해 생활 서비스를 담은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휴를 통한 차별성, 편의성이 차이를 만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