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지난 5일 오픈마켓 G마켓에서 발표한 올 상반기 히트상품 트렌드다. Half(반값 상품),Alone(싱글족),Leisure(레저),For safety(안전)의 첫 글자에서 따 온 용어로, 유통업계 전반에 거세게 불어 닥친 ‘반값 열풍’을 여실히 보여주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반값 화두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지난 2010년 국내에 본격적인 소셜커머스가 태동하면서부터. 반값 이미지를 선점한 덕분에 불과 2년 사이에 대중적인 온라인 유통매체로서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한 셈이다. 아직은 시장 규모로만 따져도 소셜커머스 업계(2011년 기준 1조원)가 오픈마켓(2011년 기준 13조4000억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반값 열풍에 힘입은 소셜커머스의 급성장에 오픈마켓 역시 긴장을 늦출 수만은 없는 상황.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을 자주 이용하는 주 타깃층이 같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역시 온라인 쇼핑시장의 터줏대감답게 지난해부터 다양한 ‘반값 기획전’을 선보이며 만만치 않은 뒷심을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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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특징과 장점으로 소비자들을 유혹 하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반값 경쟁력’을 짚어봤다. 

◆ 오픈마켓 “자체 브랜드로 품질 확보, 이젠 먹거리도 반값”
 
11번가의 ‘쇼킹’, G마켓의 ‘Good’, 옥션의 ‘올킬’, 그리고 인터파크의 ‘iTV’. 올해 초 오픈마켓의 반값 돌풍을 이끌어낸 각 업체의 대표 브랜드들이다.
 
반값 경쟁을 위해 오픈마켓이 파고 든 틈새는 다름아닌 LED TV나 태블릿 등 고가의 디지털 제품. 삼성과 LG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던 이들 시장에서 불필요한 성능을 빼는 대신 가격은 낮춘 실속형 제품으로 공략한 것이다.
 
오픈마켓 반값 열풍의 스타트를 끊은 11번가가 쇼핑TV를 선보인 것이 지난 1월. 이후 G마켓의 ‘Good TV’ 옥션의 ‘올킬 TV’ 등 올해 초 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PB브랜드를 선보이며 본격적이 반값 열풍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G마켓에서 GoodTV 1차로 선보인 32인치 LED TV만 하더라도 10분만에 500대를 모두 완판하는 등 업체들마다 반값 매진 행렬을 거듭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최근에는 반값 파워가 급속도로 커지며 에어컨과 같은 백색가전은 물론 소파와 같은 가구, 커피 등의 식품군까지 거의 전 범위에 걸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옥션은 최근 냉방가전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올킬 에어컨’과 ‘올킬 선풍기’, ‘올킬 쿨매트’ 등을 선보여 약 1~2분만에 완판 시킨 바 있으며, 바캉스 시즌을 맞아 ‘올킬 바캉스’라는 주제로 텐트, 차량용 냉장고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G마켓 역시 지난 3월 ‘Good 비데’를 시작으로 ‘Good소파’ ‘Good 덮밥소스’에 이어 최근에는 안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차량용 블랙박스, CCTV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오픈마켓의 반값 기획전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유통 구조의 개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오픈마켓 반값 기획전은 국내 유수의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우수한 성능의 가전, 디지털기기들을 단독 기획해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에서 브랜드 등록 및 소유, 제품생산 및 개발, 품질관리 및 A/S 등을 맡고, 오픈마켓 측은  개발 아이템 제공, 브랜드 사용, 마케팅 및 판매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제품이 기획된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거품을 빼는 것은 물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은 기본. 중소업체 입장에서도 그 동안 대기업에 가로막혀 있던 시장에서 틈새 판로를 개척할 수 있어 이득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오픈마켓들 역시 우수한 중소업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의 가격만 낮추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ㅇㅣㅆ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품질, 가격, 서비스 3박자를 갖춘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소셜커머스 "반값에 누리는 서비스, 고객 만족 강화"
 
엄밀히 말해 수만명의 판매자가 다양한 상품을 내어놓으면 이를 중개하는 오픈마켓의 시스템과 자체적으로 선별한 상품을 반값의 거래로 기획해 제안하는 소셜커머스의 시스템은 출발점부터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픈마켓이 우수한 중소기업의 제품을 발굴해 기획전과 같은 이벤트로 선보이는 방식이라면, 소셜커머스는 MD와 판매자가 기획 과정을 거쳐 짧은 기간 동안 반값에 판매되는 형태다.
 
현재 소셜커머스에서는 화장품이나 의류 등의 상품은 물론 식당, 마사지숍과 같은 서비스 제품까지 다양하게 반값에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여행, 캠핑 상품의 거래도 급성장하며 다양한 분야까지 소셜커머스의 진출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덕분에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소셜커머스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빠른 편. 불과 2년여 사이에 시장 규모는 2010년 500억원에서 2011년 1조원까지 20배나 성장했다.
 
반값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토록 빠른 성장을 이뤄낸 소셜커머스 업계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며 고객들의 서비스 불만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오픈마켓과는 달리 서비스 상품의 비중이 큰 만큼 급속도로 늘어나는 판매량에 비해 고객 서비스 질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따라다녔다.
 
이 같은 잡음이 불거지며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 역시 CS(고객만족) 정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지난 2011년 2월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중 처음으로 ‘7일 환불제’를 실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wow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 중심 정책을 더욱 강화했다. ‘365 열린 고객센터’를 통해 주말과 점심시간까지 공백 없이 고객들의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 티몬은 고객의 쿠폰 사용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쿠폰 금액 전액을 돌려주는 ‘서비스 만족 보장제’와 쿠폰을 구입한 고객이 환불을 원할 경우 원클릭으로 구매 취소가 가능한 ‘원클릭 환불제’ 등으로 고객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위메프와 그루폰코리아 역시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반값에 제품을 구매를 마친 뒤 배송과 같은 사후 관리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판매자들에게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