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임원이 자살한 LG유플러스의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고위급 임원의 갑작스런 사고소식에 직원들은 그간의 업무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술렁이고 있다.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 IPTV사업담당 이모 상무(45)는 지난 10일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는 출근을 한다며 집에서 나온 뒤 곧바로 아파트 옆동 14층으로 올라가 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인이 지인들에게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냈다"며 "평소 유가족들에게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해 온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IPTV사업 초창기부터 관련 사업을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지난 5월에도 IPTV 가입자 500만시대를 맞아 방통위로부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동탄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추진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온 임원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 LG유플러스 내부에는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간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과열된 경쟁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임원 투신자살로 뒤숭숭한 LG유플러스


현재 통신3사의 IPTV 시장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KT의 올레TV가 62%, SK브로드밴드의 BTV가 22%, LG유플러스의 마이LGTV가 16%를 차지하고 있다. IPTV 500만 가입자를 달성한 지난 5월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KT의 경우 가입자 수는 310만명, SKB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LG유플러스는 89만6000여명으로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통신3사의 IPTV 경쟁은 2007년 서비스 출시 이후 초창기 가입자 유치를 늘리기 위해 보조금 지원을 통한 경품 마케팅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까지도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하는 IPTV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상품과 결합 패키지 등을 통한 끼워팔기용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저가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IPTV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KT 등 경쟁사가 콘텐츠 확보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LG유플러스는 하락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 여기에 최근 LG유플러스가 전사적으로 LTE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IPTV사업부문에 대한 보조금 등 사업지원을 축소, IPTV사업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본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보조금 등 지원이 축소된 상황에서 경쟁사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며 압박이 컸을 것"이라며 "함부로 사인을 추정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실제로 고인이 지인들에게 실적과 관련한 어려움을 여러차례 호소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술렁이는 분위기를 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사원도 아니고 고위급 임원인 만큼 사내에서 파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며 "올해 초부터 전사적으로 LTE 관련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IPTV부문과 관련한 실적 압박은 적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