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았다. 어느날 토끼는 느림보 거북이에게 경주를 제안했다. 결과는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거북이의 승리. 토끼가 실력을 과신해 중도에 낮잠을 자버린 바람에 거북이가 먼저 결승점을 찍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
 
만일 그 토끼와 거북이가 오늘날에 이르러 '현대판 2차 경주'를 벌인다면? 1차 패배에 눈물을 머금은 토끼가 잠을 자지 않는다면, 승리는 당연히 토끼의 몫일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현대판 '토끼와 거북이의 재테크 경주'가 벌어질 경우, 거북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토끼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더라도, 달리다보면 항상 산이나 들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늪이나 바다도 만날 수 있기 마련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요즘 거북이식 투자가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다소 느리게 가더라도 육지에서도 물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북이식 유연함이 당부된다.

투자자의 욕심 만으로는 고수익을 얻기 어려운 저금리·저성장시대,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면 좋은지 '슬로우 재테크 비법'을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에게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느리지만, 효율적인 '슬로우 재테크' 네가지

'슬로우 재테크'의 이상적 수익률은 얼마일까?

과거처럼 두자릿수 이상의 고수익 기대는 이제 내려놓는 게 좋다. 저성장, 고령화시대에 맞게 투자기법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바뀌어야 한다. 투자자들이 무리한 욕심을 낸다고 고수익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예전보다 수익이 다소 줄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여유가 중요하다.

투자자마다 다른 자산관리 목표를 갖고 있겠지만, 제안하는 슬로우 재테크의 기대 수익률은 '경제성장률+물가성장률' 수준이 적정해보인다.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지키려면 최소 물가성장률 만큼은 수익을 올려야하고,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는 수준에 맞춰 개인 자산도 불어나야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6~8% 정도 수익률 추구가 이상적이다.

이러한 수익률은 안전자산 혹은 위험자산, 그 어느 쪽으로 치우쳐서는 확보하기 어렵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약 4대 6정도로 가져가며 꾸준한 수익을 추구해보자. 안정적이면서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슬로우 재테크'에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 방식이 추천된다.

① 안전자산은 절세 상품으로
안전자산에서 양호한 금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절세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우선적으로 담아야한다.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물가연동국채, 인프라펀드 등 절세 상품도 추천된다.

② 목돈이라면 중간수익(매월) 떼어놓기
위험자산에 목돈을 넣는다면, 이자를 따로 떼어 관리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한 방법이 된다. 월지급식상품이나 배당상품 등을 활용해 이자는 따로 떼어 관리해보자. 예를 들어 1억원의 돈을 월지급식 상품에 넣고 월지급율(이자)을 0.5%로 설정하면, 매월 받는 금액이 50만원. 이 금액을 10년 동안 모으면 원금의 절반이 넘는 6000만원이 저축된다. 설혹 10년 후 투자결과가 나빠 원금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따로 떼어놓는 이자보유분으로 손실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③ 혼합형펀드로 하락장 방어하기
'모 아니면 도'를 좋아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금융상품의 선택도 예금 아니면 주식 등으로 이원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려면 주식과 채권 등이 혼합된 상품이 알맞다. 비록 상승장에서 주식형펀드처럼 쭉쭉 뻗어나가는 초과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우수한 혼합형펀드로 연 7~8%를 기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통화분산으로 대외악재 대처
경기가 불확실 할 때는 통화도 분산해두면 좋다. 가령 외화통장을 만들거나 미국 국채 등을 사서 미국 달러화 자산을 일부 편입시키면, 원화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