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가 전반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중소 주택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에는 쿠웨이트 대형 정유공장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시장에 나오면서 해외수주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며 "건설업종의 수익률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
◆중동발주·정책 모멘텀 등 반등요건 '솔솔'
올해 건설주의 등락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는 중동시장이다. 중동발주 시장은 작년에 비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플랜트 발주는 작년(741억달러) 대비 약 17% 증가한 866억달러를 기록, 3년간의 감소세 이후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한국기업 상호간 경쟁완화와 중동에서 실적부진으로 인한 유럽 경쟁사들의 보수적인 수주행태가 나타난다면 예상보다 더욱 개선된 발주시장 환경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에게 수주량이나 실적에서 미치는 영향이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건설주 투자를 위한 핵심 잣대가 된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동발주는 최소 700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쿠웨이트 메가 프로젝트(Mega Project)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웨이트에서의 시공 경험과 정유시설 운영 실적(track record) 등을 고려할 때 입찰에서 국내 업체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1분기 중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건설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18대 대통령은 분양가 상한가 폐지와 단기적 취득세 감면연장 등의 정책을 공약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주택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 취득세 감면 연장은 전셋값 상승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부분적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두 정책이 동시에 시행돼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경제공약도 건설주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해법은 부동산시장 급락을 방어하는 단기적인 대책이고 보육·교육 복지 확대를 통해서 가계비용을 줄이고 실질소득 증가를 통해 구매여력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이라며 "이 정책들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새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
◆실적 따라 철저한 차별적 접근해야
건설주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는 있지만 건설업체들 간 중동발주 수주 및 정책 수혜의 강도는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종목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차별적 접근은 이달 시작된 실적시즌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나타난 건설업계 전반의 수주 부진과 수주잔고의 수익성 악화, 아파트 분양시황 침체 등을 감안할 때 건설사들은 대부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실적을 내놓는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상승한 주가가 부담스운데다 이달 말부터 발표될 4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을 대체로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전년 동기대비 4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체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투자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비중축소도 적절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다.
송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11년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이후 원가관리시스템 개편을 통해 이익률 개선에 집중해왔다"며 "그 결과 작년 2분기부터 실적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4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4분기 해외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0% 증가하는 등 해외부문 위주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점진적인 실적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의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상협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저점으로 확인된 건설사는 4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쿠웨이트 화공 사이클을 누렸던 회사들은 화공에서 비화공으로 물량을 전환하면서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매수에 나설 종목으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 등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4분기 실적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올해부터는 실적이 추세적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담이 실적에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와 해외의 균형, 고마진 중심의 해외성장 그리고 영업이익률이 작년을 저점으로 올라갈 것이란 점 등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은 신성장 초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GS건설은 하반기를 기대해볼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송 연구원은 "GS건설은 올해 수주를 통한 성장성보다 이익률 개선이 더 중요한 투자포인트"라며 "GS건설의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률이 바닥을 찍고 올라와야 하는데 이미 영업이익률이 충분히 낮아져 있고 영업이익률 하락의 주원인이 2분기 중에 사라지면서 영업이익률이 2분기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GS건설은 2010년 2분기를 고점으로 영업이익률이 계속 하락했고 주가는 이익률을 따라서 움직였기 때문에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영업이익률 반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