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빠진 동보주택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동탄2신도시 분양에 새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동시분양에서 합동분양으로 방향을 전환한 6개 업체와 시범단지 중심으로 개별 분양을 진행하는 3개 사업지간의 분양대결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거리상으로도 그리 멀지 않은 북동탄 내에 함께 위치해 있어 지역 수요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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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보주택이 공급하기로 한 A19블록은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에서 유일하게 시범단지였다. 분양물량은 252가구에 불과하지만 시범단지 프리미엄 때문에 합동분양에서 알짜 사업지로 꼽혔던 곳이다.
그러나 동보주택이 과거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분양한 동보노빌리티 585가구의 저조한 입주율로 자금악화에 빠지면서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 상황은 급변했다. 결국 사업 시행사인 천혜일은 동보주택 대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A19블록의 분양일정은 합동분양보다 조금 늦은 3월 말께로 예상된다. 때문에 합동분양물량과 세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던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의 동탄 사업장 분양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롯데건설(동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1416가구), 대우건설(동탄2신도시 푸르지오 1348가구), 호반건설(동탄 호반베르디움 2차 922가구), 신안(신안인스빌 리베라 913가구), 대원(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2차 714가구), EG건설(동탄2신도시 EG 더원 642가구) 등의 연합군 대 포스코건설(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874가구), 반도건설(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04가구)에 기존 동보주택 물량이었던 A19지구(252가구) 등의 시범군의 양자 대결로 판도가 형성됐다.
시기적으로도 3월 초 분양 예정인 합동분양과 3월 중후반 분양예정인 개별분양의 공급 시기 경쟁에 비교적 공급 규모가 적은 EG건설(A9블록)을 제외하면 리베라CC 북서지역군 대 광역환승시설에서 가까운 시범단지 대결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편에 수요자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시에서 합동으로… 입지 불리함 극복할까
3차 합동분양은 그간 동시분양으로 알려졌지만 동보주택의 이탈과 참여 시공사의 이견으로 동시분양을 포기하면서 합동분양으로 전환했다.
동시분양과 합동분양은 참여 사업장의 홍보와 마케팅을 같이 진행함으로써 비용 감소와 홍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분양은 참여 건설사의 분양일정이 같고 당첨자 발표일이 같아 중복 청약을 할 수 없는 반면, 합동분양은 여러 단지에 중복 청약을 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3차 합동분양 업체는 1·2차 분양에서 얻은 성공 결과가 재연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1차 분양에서는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위주의 구성으로 동탄1신도시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1~2순위 마감을 성공시켰고, 2차 분양은 시범단지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많은 중대형 비중과 비교적 높은 분양가라는 약점에도 분양에 성공한 바 있다.
3차 합동분양은 1·2차 때의 장점을 혼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과 구성에 강점을 두고 분양에 나선다. 우선 가격 면에서 앞선 동시분양보다 3.3㎡당 20만~30만원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규모 분양이다보니 대·중·소형 아파트가 모두 산재해 있다는 특징도 있다. 특히 1·2차에서 드물었던 전용 59㎡의 공급이 1600여가구로 비교적 많다.
A28블록에 위치한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는 이번 분양에서 가장 많은 1416가구를 공급한다. 전용 101~241㎡로 구성됐으며 리베라CC 조망이 가장 많은 단지다. A29블록의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도 1348가구로 규모가 크다. A30블록의 동탄 호반베르디움 2차 역시 922가구를 분양한다. 642가구를 분양하는 EG건설의 EG더원은 리베라CC 북서지역군과 거리가 있다. 세 곳 모두 전용 59~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KTX·GTX 동탄역(예정)에서 상대적으로 멀다는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또 대규모 공원과 맞닿은 단지가 없는 것도 한계다.
◆‘상황 봐가며’… 느긋한 시범단지
3차 합동분양 이후로 일정을 잡아놓은 시범단지 분양물량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3차 합동분양의 진행상황을 봐가며 분양가 책정을 조율할 수 있어서다. 일단 1·2차 시범단지 때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가운데 합동분양 성패에 따라 분양가격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범단지 분양업체는 경쟁관계인 3차 합동분양의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기원하는 묘한 분위기다. 3차 합동분양이 크게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지역대기수요가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합동분양이 실패하면 지역 인기하락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시범단지 분양업체가 3차 합동분양의 ‘적당한 성공’을 기대하는 이유다.
포스코건설의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시범단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입지를 자랑한다.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와 동탄역이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면서 단지 앞으로 공원과 초·중학교가 인접해있다. 전용면적 84~131㎡의 구성으로 이중 중형이 86%다.
더샵 센트럴시티가 복합환승센터에 가까운 장점을 가졌다면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는 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단지 내 전용 학습관과 사설 유치원을 보유한 데다 인근으로 초·중·고가 모두 갖춰진 교육 프리미엄이 있다. 고등학교는 인접해 있고 초·중학교는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갈 수 있다.
포스코건설 분양관계자는 “핵심 입지를 자랑하고 있고 중형아파트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며 “특화된 설계와 커뮤니티, 조경 등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좋은 분양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동탄2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단독분양을 하는 이유도 이러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