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2월 주택매매거래량은 전국 4만7288건으로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득세 감면 종료로 인한 매수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대비 14.2% 감소했다.
 
물론 1월에 비해 소폭 늘기는 했다. 74.7%가 늘었다. 그러나 1월 거래량이 불과 2만7070건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택매매거래는 한겨울인 상황이다.


주택거래 활성화, 남은 카드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업계의 목소리는 크다. 중견 주택건설업체를 대변하는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 11일 국토해양부에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들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고, 5년 임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면제해달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중개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인중개사협회 역시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실물경제 위축의 주된 원인으로 주택경기의 장기침체를 꼽고 있다. 부동산 연관 산업이 GDP의 16%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한 만큼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려야 할 정부가 주택거래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난 13일 취임 첫 일정으로 서민주거현장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 장관은 노원구 월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를 찾아 "3월 말에서 4월 초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부동산시장 정상화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주택거래시장의 당사자인 수요·공급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온라인 회원 334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부동산대책'에 대해 질문한 결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원하는 답변이 28.14%로 가장 많았다.
 
또 정부의 바람직한 부동산대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도 '단발성이 아닌 종합적인 대책'을 꼽은 답변이 35.9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호황기 때 규제정책 대폭 폐지'가 23.65%로 뒤를 이었다.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DTI,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주택담보대출규제 완화'가 27.84%를 차지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25.75%.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이 20.36%로 각각 집계됐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거래 활성화와 관련된 정책이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관련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데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거래 활성화의 핵심쟁점인 DTI와 LTV 규제완화에 대해 "당분한 조정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어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더불어 한시적 주택거래 활성화에 '모르핀'으로 작용했던 취득세 감면연장 법안도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대 만큼의 거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카드를 내놔야 하는데 국회에 막혀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정부 입장에서 보면 국회를 설득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