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를 응원합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만들어 구글에 매각(16억달러)한 것으로 유명한 스티브 첸이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여,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라. 너무 재지 마라. 마음가는대로 한번이라도 해봐라. 틀리면 어때? 다시 하는 거지 뭐! 이런 자세로 말이다."

확 와 닿는 말이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몰라 쩔쩔매는 청년도 많은데,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만 해도 장한 일이다. 그것을 하기 위해 창업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도전하는 거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않다. 변명(?)을 조금 해보자.

첫째, 한국의 젊은이들은 사회진출 진도가 늦다. 스티브 첸은 28세에 유튜브를 매각해 2조원를 벌었다. 유튜브 이전 페이팔에서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 그 시간 한국 청년들은 군대에 있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 여전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후반이 돼야 비로소 사회경험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무언가 연습삼아 해볼 시간 자체가 촉박하다. 금방 30대가 되고 결혼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창업생태계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곳은 괜찮은 회사를 사들인다. 회사를 구글에 팔려고 창업하는 초기기업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대기업이나 포털회사들이 회사를 사 들이는가. 똑같은 사업을 안 하면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즉, 기업공개 외에는 투자 회수방법이 없다. 따라서 투자자가 적고, 그러다보니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셋째, 시장이 작아 자체적인 성공모델이 나오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파일 저장서비스인 '드롭박스'(dropbox)서비스를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국내에서 웬만한 서비스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만한 '많은 사람'을 만들기 힘들다. 게다가 통신사나 포털이 비슷한 서비스를 하게 되면 살아남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현실의 어려움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현실은 개척하라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나 반도체산업이 오늘날처럼 성장하리라고 생각이나 했던가. 창업이 어렵다고 해도 그 어려움을 극복해 온 것이 우리의 저력이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청년창업에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신생기업의 확실한 선두주자로 카카오톡을 빼놓을 수 없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수익모델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지난해 460억원의 매출과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게임 분야도 마찬가지. 잘 나갈 때는 하루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는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 대표적이다. 또한 혜성같이 나타나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티켓몬스터'와 '크로스파이어'라는 PC용 게임을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 등도 손꼽힌다.

이들 기업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자신의 성공을 자신만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성장기회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점이다.

성공사례가 나오고 지원이 따르면 참여 선수들이 늘어난다. 일단 참여자들이 많아지면 새로운 기록이 갱신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수년 뒤에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 전반의 복리를 증진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