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망내 무료 음성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SKT 무제한 요금제는 가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15일 LGU+에 이어 KT도 22일부터 한시적으로나마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다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SKT는 LGU+와 KT의 고객 빼앗기 강수에 적잖은 압박을 받게 됐음에도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SKT 관계자는 “단순히 경쟁사가 출시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요금제는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KT의 이 같은 전략이 와신상담으로 거듭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LGU+와 KT의 요금제가 매출 손해 예상을 감수하는 등 제 살을 깎고 꺼낸 카드라 SKT는 상황을 좀 더 타진하면서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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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동원 기자 |
일각에서는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SKT가 LGU+나 KT와 똑같은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LGU+와 KT가 손실을 감수하며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처럼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SKT에게는 보다 큰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이 같은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무제한 음성 요금제 경쟁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이면에는 ‘데이터 중심의 요금 개편’으로 수익 창출을 이끌겠다는 새로운 카드를 이통 3사 모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과 문자메시지(SMS) 중심이었던 이통사의 수익원은 이미 데이터로 방향을 틀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을 통해 무료 문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데이터 기반의 음성통화까지 등장하면서 수익 노선을 갈아타는 양상이 돼 버렸다. 게다가 동영상 콘텐츠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 데이터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데이터 중심의 수익 창출을 부추기고 있다.
LGU+가 무한자유 요금제에서 데이터양을 15~33%가량 축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SKT와 KT 역시 망내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에서 과거와 같은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3000원 정도를 더 지불하도록 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원형운 동부증권 연구원은 “정액요금제 중 잔여통화량이 누적되는 추세고 이를 소모하는 개념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요즘 트렌드인 LTE가 데이터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틀이 정착돼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도 “국내 이통시장은 미국시장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데이터 시대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흐름”이라며 “이통사들은 머지않아 데이터 제공량을 중심에 두고 수익성 증대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